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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우서우아빠 Aug 10. 2024

열심히 공부한 너희, 떠나라~~!!

4년 반만의 해외여행, 그때는 둘, 지금은 넷

지난 8월 7일이 절기상 입추였답니다. 무더운 여름이 한풀 꺾이고 가을이 오는 소리를 들어야 할 시기지만 아직 밤낮으로 무더위가 가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요즘이죠. 이럴 땐 뭐니 뭐니 해도 시원한 실내에서의 활동이 제격입니다. 주말을 맞아 허니와 달콤이는 지난달에 방문했던 '용인어린이 상상의 숲'을 재방문하였습니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인성함양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고 아기자기한 놀잇감이 풍부해 아가들도, 부모인 저도 11시부터 5시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보내고 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인근 고깃집에서 간단히 식사를 했는데 육식파인 달콤이가 갈빗대를 남김없이 공략했던 날이기도 했고요. 그렇게 알찬 주말을 보내고, 허니와 달콤이는 어린이집에서 또 어떤 한 주를 보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10일간의 어린이집 방학으로 인한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보고 싶었던 선생님을 보자마자 와락 안기며 허니와 달콤이는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한 주를 시작했지요. 허니는 '위드팡팡' 시간에 우드 스틱을 직접 연주하며 악기가 주는 특성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하고 '창의 레고' 시간에는 물놀이하는 사람을 나름의 방식으로 조립해보기도 했습니다. 사진에는 담겨 있지 않지만 인성동화를 시청하며 자전거 안전 교육 수칙을 공부하고 일상생활에서 꾸준히 실천하겠다는 다짐을 배웠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방학을 어떻게 보냈는지 묻고 답하며 친구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순간도 함께 하고 말이죠. 

8월에 접어들면서 달콤이의 모습에 큰 변화가 생겼는데 바로 '자기 주도성'과 '언어 발화 능력'입니다. 7월까지만 해도 다른 사람의 도움을 우선시하고 단순 단어로만 이야기하던 달콤이가 이제는 '내가 할 거예요', '달콤이는 어제 공을 가지고 놀았어요'와 같이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말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시기에 부모로서의 역할은 격려와 반복입니다.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적극적으로 격려해 주고 성취감을 느끼도록 해주는 것이 첫째요, 발화한 어구와 문장을 그대로 다시 반복 청취하게 하여 '응', '네'와 같은 단순 대답에서 한 계단 업그레이드하게 해주는 것이 둘째죠. 언제 이 시기가 올까 담담하게 기다려온 보람이 있습니다.

매주 화요일 진행되는 '스토리오감' 시간의 주제는 '월남쌈 만들기'였습니다. 베트남 전통 음식인 월남쌈을 직접 만들어봄으로써 다른 나라의 문화를 체험하고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재미까지 더할 수 있는 활동이죠. 평소에 야채를 거들떠도 안보는 달콤이지만 자기 스스로 요리조리 음식을 만들고 먹을 수 있어 그런지 두, 세입은 먹었다고 합니다. 그만하면 더할 나위 없는 성공적인 활동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최근에 역할놀이에 푹 빠져있어 그런지 '요리사'가 된 자신의 모습에 굉장히 흐뭇했다는 후문입니다. 

그 사이에 우리 가족에게 대대적인 큰 사건이 생겼습니다. 바로 2박 3일간의 해외여행을 가게 되었다는 것이죠. 열흘 전쯤에 처가댁 가족 내외가 3박 4일간 홍콩을 다녀오신다고 했는데 시간이 되면 아가들도 데리고 가서 좋은 추억을 쌓고 하자고 제안해 주셨습니다. 여행 경비는 걱정하지 말고 비행기만 잘 예약해서 오기만 하면 아가들도 함께 봐주시겠다는 따뜻한 말씀도 빼놓지 않으시고 말이죠. 잘 다녀올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잠시 머릿속을 스쳐갔지만 이것 또한 피와 살이 되는 육아 인생의 한 페이지가 되리란 긍정적인 사고로 여행을 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돌이켜보니 코로나 시국과 육아로 정신없던 나날을 보낸 지 4년 반 만에 떠나는 해외여행이더군요. 그래서 부랴부랴 여권을 만들기 위해 아가들 머리도 자르고 여권 사진도 찍으며 번갯불에 콩 볶듯 여행 준비를 했습니다.  

아마 이번 주 허니와 달콤이의 어린이집 이야기 발행은 홍콩 침사추이의 어느 한 주택에서 하게 되겠네요. 4년 반만의 해외여행이라 실은 저희 부부는 굉장히 들뜬상태이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는 게 사실입니다. 4시간의 비행 동안 아가들과 어떤 시간을 보낼지, 홍콩 음식을 아이들이 과연 좋아할지, 더운 날씨에 혹여 아프진 않을지 등의 걱정들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고 있죠. 그러나 이번 여행을 토대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울 것은 확실할 것이기에 슬기롭게 잘 다녀올 예정입니다. 


허니와 달콤이의 어린이집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쭈욱~. 

(그나저나 혼자 녹색 여권을 갖고 있는 게 살짝 신경이 쓰이네요. 조만간 얼른 갱신해야겠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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