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랜드
라라랜드
설민
[라라랜드]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조조 영화, 아이의 속삭임, 팝콘 먹는 소리, 흐느낌, 울음, 눈에 붙은 휴지 조각…….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면 꽉 찬 화면의 웅장함과 소리도 좋지만, 그것을 보게 된 계기나 극장의 상황, 그때의 느낌도 특별한 추억이 된다.
이 영화는 함께 소설 공부를 하던 동생이 추천해 주었다. 꼭 보라고, 언니가 아주 좋아할 것 같다며. 그때만 해도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영화를 본 지가 너무 오래전 일이라 굳이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돈은 못 벌지만 빡빡한 일정 때문에 늘 분주했던 시기라 더욱 그러했다.
그날도 아침부터 일정이 잡혀있었는데, 상대방이 갑자기 약속을 취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다른 때 같으면 책을 읽거나 쉬는 것이 일 순위였는데, 문득 영화 생각이 났다. 바로 근처의 영화관을 찾아보고 조조로 영화를 보러 갔다.
영화가 흥행하고 상영한 지 꽤 지난 상황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다. 다행이라 여겼다. 조용하게 보게 되리라는 흡족한 마음도 잠시, 영화가 거의 시작할 무렵 여 일곱은 되어 보이는 아이를 데리고 들어오는 여자가 내 옆자리에 앉았다. 그 많은 자리를 놔두고 하필……. 거기다 양손에는 팝콘과 콜라까지 들려있었다. 좀 일찍 들어왔다면 내가 자리를 옮겼을 텐데 중앙 자리에 앉은 데다가 양쪽에 사람이 있는 터라 꼼짝없이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 조조 영화는 그렇게 10명도 채 안 되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보게 되었다.
오랜만에 간 영화관이라 오롯이 집중해서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나의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여자아이는 수시로 엄마에게 말을 걸었다. 조용하다 싶으면 바스락거리는 팝콘을 먹는 소리가 났다. 엄마는 조용히 하자며 타이르기는 했지만 건성이었다.
그럴수록 영화에만 집중하자며 나를 다독였다. 다행인 것이 영화가 흡인력이 있었다. 재미는 물론 계속해서 음악과 춤이 흐르니 아이의 속삭임을 어느 정도 잊을 수 있었다.
문제는 그게 다가 아니었다. 주인공들의 꿈에 대한 열망과 좌절 앞에서 주책없이 눈물이 나왔다. 틀어놓은 수도꼭지처럼 멈추지 않고 흐르는 눈물을 휴지로 누르고 있는데 옆에 앉은 아이가 저 아줌마 왜 우냐고 묻는 소리가 들렸다. 눈에 휴지 묻었다는 말까지.
두 주인공이 의견 대립으로 싸우고, 도전과 실패 앞에서 괴로워하는 모습, 더 나아가 세바스찬이 미아를 설득해서 다시 한번 오디션을 보게 하는 장면에서 더욱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꺼이꺼이 소리가 날 정도로. 꿈을 응원해 주고 용기를 주는 사람이 있는 미아가 부러웠다. 비록 둘은 헤어졌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인생이지 않을까? 노력하는 그 뜨거운 청춘이 부러웠다.
꿈을 꾸는 사람들을 위한 별들의 도시 ‘라라랜드’.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과 배우 지망생 미아,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 만난 두 사람은 미완성인 서로의 무대를 완성해 나간다.
몽상의 세계, 꿈의 나라라는 뜻을 지닌 단어 ‘라라랜드’.
‘live in La La Land’라는 관용구로, 말 그대로 꿈속에서 산다, 혹은 동화 속에 산다, 즉 ‘사리분별을 못하는 성격이다’ 정도의 뜻이다.
거기에 로스앤젤레스(LA), 나아가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을 지칭하는 별명 중 하나로 사용되기도 한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할리우드의 특성과 단어의 원래 뜻을 합쳐서 생각해 보면 영화를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두 남녀, 미아와 세바스찬의 만남과 사랑을 그린 영화이기에 ‘라라랜드’라는 제목이 적격이다. 미아는 배우를 꿈꾸지만, 오디션에서 번번이 실패하는 배우 지망생이다. 세바스찬은 재즈를 사랑하는 피아니스트로 자신만의 재즈 클럽을 여는 꿈을 품고 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캐릭터다.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서로에게 끌리게 되고 아름다운 그들의 사랑과 꿈을 향한 도전은 더욱 강해지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 속에서 둘 사이의 관계는 점점 멀어지기 시작한다.
세바스찬은 오디션에서 번번이 떨어지는 미아에게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면서 직접 만들어 가보는 게 어떻겠냐며 각본을 써서 주연을 맡아보라 조언을 한다. 이 모습을 본 미아는 세바스찬의 세심함과 재즈의 매력에 빠지면서 두 사람은 더욱 가까워지며 연인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후 서로 사랑을 하지만 역시나 시련은 찾아오는 법. 세바스찬은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 자신의 전통 재즈를 멀리하고 밴드에 참여하게 되고, 미아 역시 본인 일을 준비하게 된다.
서로 바빠지면서 소원해지고 설상가상 미아가 준비한 일인극이 실패하자 고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그 모습을 본 세바스찬이 다시 한번 그녀를 설득하여 마지막 오디션을 보게 한다. 결국, 세바스찬의 조언으로 오디션을 보게 된 미아. 좋은 평가를 받게 되면서 자신감을 얻는다. 그것이 성공의 기반이 된다. 미아는 데뷔에 성공해 점점 유명해지고, 세바스찬 역시 자신의 꿈에 가까워지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의 사랑은 희미해진다.
사랑과 꿈, 과연 둘 다 가질 수 있을까? 선택의 갈림길에서 서성이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펼쳐진다. 이들은 서로의 꿈을 응원하면서도 이를 달성하기 위해 이별을 선택하고, 결국 응원하면서 헤어지게 되는데, 결말을 각자의 위치에서 성공한다.
미아가 결혼 후 남편과 함께 세바스찬이 꿈에 그리던 재즈 클럽에 방문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난다. 서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해피 앤딩의 결말을 맺는다.
우리는 어디쯤 있을까? 그냥 흘러가는 대로 가보자.
흘러가는 대로 꿈을 향해 달려간다면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뮤지컬 로맨틱 영화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미아와 세바스찬. 두 청춘 남녀의 모험과 도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영화는 꿈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공감하며 볼 것이다.
두 청춘 남녀의 꿈과 사랑을 이야기한 뮤지컬 영화!
꿈을 좇을 것인가, 사랑을 선택한 것인가?
꿈을 좇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울림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지금도 생각난다, 화려한 색감이 가득한 화면과 감미로운 재즈 선율, 특히 오프닝 장면-고속도로 위에서 춤추는- 환상적인 모습이.
나도 ‘라라랜드’, 나의 꿈동산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상상의 나래를 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