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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로 Jun 05. 2022

남자는 머리를 깎고 여자는 머리를 한다

"뭐 해?"

"응, 머리 깎고 있어." 또는

"머리 잘라."

이렇게 말하면 십중팔구 남자다.

"뭐 해?"

"지금 머리 해."

이건 분명히 여자라고 할 수 있다.

나도 "머리 좀 깎으려고요"하고 이용실이든 미용실 문을 두드린다.

"머리를 깎는다" 또는 "머리를 자르다"라는 말을 상황을 고려않고 액면 그대로 들으면 섬뜩하지만(^^;).....

그런데, 우리만 "머리"라고 짧게 무 자르듯 쓰는 걸까?

다른 나라는 잘 모르겠지만, 영어권은 "hair cut"이라고 쓰고 있으니, 그네들이 보면 나 같은 끔찍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

우리말에도 엄연히 "머리카락"이란 단어가 있는데 굳이 "머리"라고 자연스럽게 말하는 것일까?

단어가 길어서 일까?

일원론적인 관념에서 나온 것일까?

아무튼, 짧지만 여러 의미들이 함축된 말이니 자연스럽게 입에서 뚝 튀어나온다.

"깎는다"라는 말에는 "멋지게, 예쁘게, 잘..."등의 뉘앙스 녹아 있고 "내 맘을 잘 알아서"라는 아주 중요한 의미도 담겨 있다고 본다.

"인심난측" 즉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맘은 모른다고 했는데 어떻게 본인의 맘에 쏙 들게 깎을 수 있단 말인가.

이건 모든 헤어 디자이너들의 풀지 못하는 숙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데,

왜 남자는 머리를 깎는다고 하고, 여자는 머리를 한다고 할까.

남자든 여자든 다 "머리를 한다"라고 말하면 안 되는 것일까?

지금부턴 극히 개인적인 소견인지라....,

그건 머리를 시술하는 주된 행위와 과정 중에서 제일 비중이 큰 행위를 가리켜서 하는 말이 아닐까...

혹, 역사적으로는 단발령에 의해서 긴 머리와 상투 머리를 잘랐기 때문에 생긴 말일지도, 아님 아주 오래전 언어가 생겨 난 후부터 이거나, 쟝 바버가 가위를 들었을 때부터 일지도 모른다.

이미용에는 많은 스타일이 있고 그적합한 시술과  스타일을 완성하기 위한 시술 방법과 과정들이 있다.

그중에서 시술 시간대부분을 차지하는 주된 행위와 과정 등을 대표로 내세운 것이라고 다.

즉 남자는 시술 시간 중 대부분을 깎는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남자 머리는 큰 덩어리를 깎고 다듬어서 원하는 형태를 입체적으로 만들어가는 조각처럼 만든다고  수 있다.

깎다, 자르다의 사전적 의미는 달라도 남자 머리는 긴 머리든 짧은 머리든, 곱슬이든 더벅머리든, 어떤 스타일이든 가위와 클리퍼로 깎고, 자르고, 다듬는데, 이런 시술 행위와 과정들을 '깎는다'는 단어로 함축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즉, 각자 본인이 원하는 스타일이 어떻든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주된 행위는 "깎는다"는 한 마디로 뜻이 통하는 것이다.

남자는 머리를 잘 깎으면 스타일링 없어도 멋지다.

헝클어진 머리든, 부스스한 머리든 꾸미지 않아도 멋지다.

흔한 말로 "옷걸이가 좋아야 멋지다"처럼 기본이 완벽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여자 머리도 예외는 아니다.

여자 머리는 남자 머리와는 달리 아주 다양한 시술과 스타일이 있어서 딱히 하나로 정의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그렇다고 머리를 자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여자 머리에서 자르는 것은 대부분 어떤 스타일을 하기 위한 밑 작업이라고 할 수 있고, 원하는 스타일을 위한 필요한 요소를 갖추기 위한 기본 시술이라 본다.

이것은 깎는다기 보다는 자르는 것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여자는 머리가 대부분 남자보다 길다.

이 긴 머리를 원하는 스타일로 아름답고 예쁘게 하기 위해서는 깎는 것보단 만드는 것에 더 많은 정성과 시간들이 다.

공예처럼.....

여자 머리는 여러 가지 도구와 기기를 사용해서 자르고, 말고, 펴고, 열을 주는 등 다양한 시술을 해서 아름답게 만든다.

"머리 너무 예쁘다. 어디서 했을까?"라고 할 만큼....

누가 봐도 탐내고 부러울 만큼 예쁘고 아름다운 머리는 만든다.

디자이너의 손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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