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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후의 햇살 Feb 18. 2024

거북이 글을 쓰다가 거북목이 된 사연

이제는 건강을 챙겨야 할 때

 설 연휴부터 일주일 동안 나는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큰 고통을 느꼈다. 설날 친정집에서 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자력으로 몸을 세워 일으킬 수 없을 정도로 목에 찌르르한 신경통을 느낀 것이다. 처음에는 좁은 공간에서 불편한 자세로 자서 그런가? 하고 생각했으나 목뿐만 아니라 머리, 어깨, 허리까지 이어지는 심한 통증에 이건 예삿일이 아니라 큰 일이구나 싶었다.


 몸을 굴려가면서 힘겹게 일으켜 운전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유튜브로 '목 통증', '목 통증에 좋은 운동'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허리 디스크와 거북목 교정에 효과적이라는 '맥켄지 운동'이 눈에 들어왔다. 우선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양팔을 옆으로 개구리처럼 반만 니은자(└ o ┘)로 들어 올린 후, 그대로 뒤로 쭉 밀어서 가운데 등살이 접히도록 하면서 고개를 뒤로 젖히고 10초간 유지한다. 그리고 다시 정자세로 돌아와 호흡을 내쉬면서 쉬었다가 다시 반복하는 것이다.

맥켄지 운동. 새 아니고 사람임. (발그림 죄송합니다..ㅋㅋㅋ)


 처음에는 목이 너무 아파서 아예 뒤로 젖혀지지 않았다. 그래서 팔만 뒤로 하고 고개는 거의 뻣뻣이 들고 어떻게든 따라 해보려고 애썼다.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자 신기하게도 조금씩 목이 뒤로 젖혀지고 통증도 처음보다는 많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5일째가 되어도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이런 적은 정말 처음이었다. 병원 가는 너무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나는 어떻게든 집에서 운동으로 자연치유를 하려고 하였으나 이제 곧 개학을 앞둔 마당에 병원을 안 가고 버티기에는 너무 위험 부담이 컸다.

 

 동네에서 잘한다는 신경의학과를 검색해서 병원에 갔더니 온화한 미소의 의사 선생님께서는 내가 목 통증이 심하다고 하자 바로 엑스레이를 찍어보자고 하셨다.



거북이를 키우고 있는 거북목 집사의 엑스레이 사진


 "일자목입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사진을 보여주시며 말씀하셨다.


 "네? 일자목이 뭐예요 선생님?"

 "쉽게 말해서 거북목이라는 거예요. 원래 목뼈가 이렇게 C자형으로 커브를 그리게 되어있거든요? 그런데 환자분은 지금 목뼈가 일자 모양, 살짝 앞으로 휘어져있는 거북목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말이지요. 보통 컴퓨터, 핸드폰을 많이 하시는 분들이 이런 증상이 생겨요. 특히, 누워서 핸드폰 하는 자세가 가장 안 좋습니다."


 잠깐 사이에 뼈를 몇 대나 때려 맞았다. 1월부터 '올 해는 야심 차게 글도 자주 쓰고, 유튜브 영상 제작도 많이 해서 알찬 한 해를 보내야지!' 하는 생각에 핸드폰으로 글을 쓰고, 영상도 편집해 왔던 나의 생활패턴이 떠올랐다. 적당히 몸을 생각하면서 했어야 하는데 열정만 앞섰던 나를 반성했다. 그렇게 <우리 교실 거북이 상담소> 글을 연재하던 나는 정말 거북이가 되어버렸다...


 "엉덩이 주사 있습니다."

 "네? 선생님, 주사는 안 맞으면 안 될까요? 주사 무서운데.."

 "안 됩니다. 3일 연속 맞으셔야 합니다."


 세상에... 엉덩이 주사라니. 어른이 되어도 주사는 여전히 무섭다.

 그렇게 나는 눈을 질끈 감고 엉덩이 주사를 맞고, 물리치료를 받고, 5일 치의 약을 처방받아 집에 왔다.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어서 몸이 아프면 마음도 같이 우울해진다. 반대로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프기 시작한다. 한창 통증이 심하던 5일 동안 나는 글을 쓰는 것도, 영상을 찍는 것도, 독서를 하기도 싫었다. 일단 목이 아프니까 어떤 자세로 있든지 편하지가 않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나에게 활력을 주었던 것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과, 아들이 옆에서 실없는 소리로 나를 피식 웃게 해주는 것이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 눈을 떴는데 일주일 만에 처음으로 목 통증이 심하지 않아 글을 쓴다. 통증이 가라앉으니 너무 좋아서 글을 또 두 개나 쓰고 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나는 확실히 배웠다. 첫째, 나는 이제 건강을 생각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 둘째, 아프면 무조건 병원을 가야 한다는 것. 셋째, 가장 중요한 건 평소에 바른 자세와 바른 생활습관, 바른 먹거리를 유지하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도 오늘 하루 좋은 먹거리와 좋은 생활 습관을 유지하시며 항상 건강하시길 바라봅니다. 그리고 맥켄지 운동도 한 번 꼭 검색해서 따라 해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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