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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잰 Jan 14. 2024

[맨발 걷기·등산] 새해에는 강화도 마니산

오랜만에 참성단에 올랐다

ㅁ 교      통:  승용차

ㅁ 이동시간: 약 1시간

ㅁ 등산시간: 3시간 30분(해발 472.1M) (평소보다는 1시간가량 더 소요됨)

ㅁ 코      스: 단군로 - 정상 - 단군로 (결빙으로 인해 계단로 폐쇄)


  거의 매년 1월 1일에는 강화도 마니산에 올랐다.(올해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1월 2일에 가게 되었다.) 마니산을 오르면서 묵은 찌꺼기들은 내려놓고 마니산 산신령님께 새해 다짐도 하고 오는 나만의 의식 같은 것이다. 올해 역시 일출을 위한 입산은 통제했기 때문에 조금은 여유 있게 아침 8시에 강서구에서 출발 9시경에 도착했다. 연초라서 인지 여러 모임과 산악회에서 온 것이 눈에 띈다.


  참성단 인근에 얼음이 많이 얼어 있다고 매표소에서 안내했고 그에 따라 사람들은 아이젠을 준비하는데 나는 되려 신발을 벗고 있으니 여기저기서 걱정 어린 시선으로 질문을 던진다. 질문에 간단히 답해주고 이제 조심조심 산을 올라 걷기 시작한다. 계단로는 결빙으로 폐쇄되어 단군로로 올랐다가 같은 길로 내려올 예정이다.


  중턱까지는 바닥이 흙과 녹은 얼음의 진흙탕이다. 발바닥이 차갑다. 솔직히 혼자 걷는 눈산 맨발 걷기 때는 이때 조금 갈등이 생긴다. 신발을 신을까, 벗을까... 하지만 이 고비를 넘기면 발바닥으로 피가 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냥 걷기로 마음을 정하고 계속 걸어간다.

바닥은 녹은 얼음과 흙이 섞여 진흙탕 같고 아주 차다.

  계속 걷다 보니 발바닥은 조금씩 따뜻해지기 시작해서 걷는 것이 수월하다. 다행히 날씨도 너무 춥지는 않았기 때문에 모자와 복장으로 냉기가 들어오지도 않았다. 발만 내놓고 걷는 상황에서 발 이외의 곳으로 냉기가 들어오면 동상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보온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첫 번째 계단인 웅녀계단부터 조금씩 속도를 내면서 걸어 올라간다. 역시나 단군로의 매력은 걷다가 갑자기 펼쳐지는 탁 트인 능선인 것 같다. 늘 신령스럽고 멋진 그 자리에서 맞아주는 고양이 두 마리와도 인사 나누었다.

    단군로에는 세 개의 계단이 있다. 마지막 계단을 올라가면 (깔딱 계단) 참성단으로 연결되는데 거기까지 가는데 이제는 바닥이 완전히 얼음이다. 맨발이라 덜 미끄러웠지만 등산화를 신고 미처 아이젠을 착용하지 못한 등산객들은 미끄러지기 십상인데 하산객들이 여기저기서 미끄러지고 넘어진다. 겨울산에 올 때는 늘 아이젠을 챙겨 와야 하는데 이번엔 나도 깜박하고 챙겨 오지 못해서 내려갈 길이 고민이다.


  암튼 드디어 오랜만에 개방된 참성단에 올랐다. 산악회에서 시산제를 지내느라 줄이 길고 번잡하다. 조용히 참성단에서 새해인사하려 했던 계획은 접고 조용히 한 켠에서 마음으로 인사하고 내려왔다.

오랜만에 올라가게 된 참성단이 반갑다.

  헬기장 쪽으로는 사람들로 붐벼서 가지 않고 다시 단군로로 하산하는데 너무나 미끄러워서 맨발로 내려올까 심각하게 고민을 했다. 하지만 경량 아이젠을 착용하고 미끄러지는 사람들도 있어 혹 아이젠에 발을 다칠 수 있으니 등산화를 신고 내려가기로 했다. 그런데 깜박하고 못 챙긴 아이젠... 너무 미끄럽다. 그래서 조심 조심하며 주변에 같이 내려오는 분들과 손도 잡아가며 다행히 안전하게 하산했다.


  평소보다 시간은 1시간 정도 더 걸린 것 같다. 참성단 가는 결빙구간에서 대기시간도 조금 있었고 내려오는 길은 미끄러워 조심조심 내려왔다. 안전이 제일이다.


  매표로 아래로 내려와서 식당을 찾으니 '참송식당'이라는 곳이 눈에 띈다. 들어가서 제육쌈밥정식을 주문하고 앉아 있는데 몸이 노골노골하고 발바닥도 뜨끈뜨끈하고 아주 좋다. 식당 사장님도 아주 친절하셨고 음식도 제법 맛이 좋다. 맛나게 식사하고 강화 오면 늘 방문하는 곳에 가서 계란도 3판 구매했다.

  이번에도 성공적인 마니산 신년 맨발등산이었다. 잘 다녀오게 해 주신 마니산 산신령님께 감사드린다. ^^

 

  이번 하산길에 미끄러지지 않고 잘 내려올 수 있도록 도움 주신 분들처럼 나도 올해 2024년 서로 도와주고 도움 받으며 잘 살아 볼 예정이다.

  


TIP 1.  겨울철에 눈길을 맨발로 걷는 것을 초심자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꼭 걷고자 하는 본인의 의지가 있다면 전문가와 동반 걷기가 필요하다.


TIP 2.  동상예방을 위해 중요한 몇 가지 방법

           - 복장은 아주 따뜻하게 입고  모자와 장갑까지 착용하면 더 좋다. (추위를 느끼고 냉기가 들어오면 혈액순환에 방해)

          -  걸으면서 수시로 장운동 등을 통해 혈류 순환 펌프역할을 지속시킨다.

          -  신발 신기전에 발바닥의 얼음과 진흙등을 꼼꼼히 닦아내고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제거한다.

          - 발을 마구 문지르지 않는다. 꼭꼭 눌러주는 정도로 온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한다.

          - 갑자기 따뜻한 방이나 난로 등에 발을 노출시키지 않는다. 등


(여름날의 마니산)

https://brunch.co.kr/@lujianneh/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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