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구글의 인공지능 UX와 알고리즘 원리
'인공지능' 또는 'AI(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말을 들으면 로봇을 떠올리거나 사람의 일을 대체하는 존재라고 상상하기 쉽지만, 사실 인공지능은 일상 속에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있다. 출근길 지도를 통해 덜 막히는 길을 추천받거나, 음악이나 동영상 앱으로 새로운 노래를 접하고, 궁금한 것이 생기면 검색해 결과를 확인한다. 모든 결과의 뒤에는, 머신 러닝이나 알고리즘이라고 불리는 인공지능이 숨어있다.
인공지능은 사람들이 앱을 사용하는 동안 사람들의 원하는 것을 탐지하고 도와주는 훌륭한 도구이기도 하다. 인공지능 기술은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고, UX는 이러한 가능성을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구글의 다양한 앱 사례와 알고리즘 원리를 통해, 구글이 어떻게 사용자 경험에 AI를 녹여내고 있는지 모아보았다.
유튜브에 들어가면 홈 화면에는 다양한 추천 영상이 뜬다. 화제가 된 동영상에는 "알고리즘이 나를 여기로 보냈다" 같은 댓글을 종종 볼 수 있는 것처럼, 유튜브는 동영상을 추천할 때 특정한 규칙인 알고리즘을 따라 그 사람이 유튜브를 지속적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이끈다.
유튜브는 홈 화면에서 사용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광고와 영상 콘텐츠를 보여줄 때, 영상이 추천된 이유를 사용자가 인지할 수 있도록 추천 이유를 보여준다. "OOO시청자가 이 채널을 시청합니다"와 같이 나와 유사한 사람들이 본 영상을 추천해주거나, 붉은색 바로 표시하여 내가 이전에 본 영상을 다시 보여주기도 한다. 이미 구독하고 있는 채널이거나 이전에 본 영상과 유사한 경우에는 이러한 표시가 없는 경우도 존재한다.
Neison Norman Group의 Aurora Harley는 콘텐츠 추천 UX 가이드라인으로 다음과 같은 5가지를 제시했다.
1. 추천 콘텐츠는 다른 정보들보다 우선적으로 보여준다.
2. 추천된 이유에 대해 명확히 명시한다.
3. 추천 이유를 바탕으로 여러 카테고리로 나누어 추천한다.
4. 사용자들이 추천된 콘텐츠에 대해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5. 추천을 빠르고 자주 업데이트한다.
이러한 가이드를 통해 사용자가 더 빠르게 흥미를 가질만한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돕고, 사용자에게 신뢰를 주며, 나에게 맞추어져 있다는 느낌을 제공할 수 있다. 유튜브도 이러한 가이드와 유사하게, 홈 화면의 상단에 추천 콘텐츠를 보여주고, 추천된 이유를 보여주며, 여러 이유를 통해 다양한 영상을 보여주고, 원하는 영상을 보지 않을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매번 다른 홈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2016년 구글의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유튜브의 추천 시스템은 1. 사용자와 관련이 있는 영상 목록을 만드는 알고리즘*과 2. 순위를 정하는 알고리즘으로 이루어진다.
영상 목록을 만들 때는 사용자가 이전에 본 영상, 검색한 키워드, 사용자의 성별이나 나이 같은 인구통계학적 정보를 사용한다. 영상 목록에서 추천 순위를 정할 때는, 사람들의 반응을 예상하고 각각의 영상에 점수를 매기고 높은 순서대로 사용자에게 보여준다.
(*여기서 말하는 '알고리즘'은 정확히는 Neural Network, 여러 데이터 간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일련의 알고리즘을 말한다)
물론 어떤 요소들을 고려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다. 유튜브는 아래 요소들을 통해 추천 알고리즘이 시청자가 좋아하는 (또는 좋아할 것 같은) 영상을 추천한다는 점을 안내하고 있다.
시청자가 보는 것
시청자가 보지 않는 것
시청자의 동영상 시청 시간
'좋아요' 및 '싫어요'
‘관심 없음’ 의견
지금은 유튜브, 지메일, 구글 드라이브같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구글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장 처음 시작한 서비스인 검색이 아닐까. 구글의 목표는 '전 세계의 정보를 체계화하여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 만큼 정확하고 다양한 정보를 검색 결과로 보여준다. 네이버에서 찾기 어려운 정보는 특히 구글에 검색하고는 하는데, 네이버 블로그 글부터 해외 뉴스 기사까지 많은 정보를 정확도와 우선순위에 따라 나열해준다.
예를 들어 '구글 창립'을 검색 해면 사용자가 입력한 문구에 따라 연관 검색어를 보여준다. 이때 '구글 창립'이라고 이미 적은 문구는 연한 회색으로, 뒤에 이어지는 단어의 색은 검정으로 보여준다. 사용자가 아직 입력하지 않았지만 입력할 확률이 높은 단어를 더 진한 색으로 보여주어 빠르게 원하는 결과를 찾을 수 있도록 한다. 답이 명확한 정보인 경우 검색 버튼을 누르지 않고도 바로 정보를 볼 수 있도록 검색어 입력 창에서 바로 결과를 보여준다.
전체 결과 리스트도 연관성에 따라 나열된다. '구글'을 검색하면 구글 웹사이트, 구글 회사 위치, 함께 검색한 항목, 위키피디아 결과, 관련 뉴스 등을 연관성에 따라 보여준다. 정보의 종류에 따라 지도를 활용하거나, 위키피디아의는 글 미리보기를 제공하고, 주요 뉴스는 사진과 제목을 강조해 보여준다.
구글의 검색 결과는 순위를 정하는 알고리즘을 활용한다. 여러 개의 알고리즘으로 이루어져 있고, 검색어의 단어, 페이지의 관련성 및 유용성, 출처의 전문성, 사용자의 위치 및 설정과 같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다. 예를 들어 '구골'이라고 쳤을 때 '구글'이 오타가 난 것은 아닌지, 만약 '구글' 검색어가 포함되거나 연관된 페이지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결과로 보여줄 페이지가 믿을만한 곳인지 등을 고려하게 된다.
어떤 요소가 더 중요한지는 검색어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시사에 관련된 검색어는 최신 콘텐츠인지의 여부가 더 중요하게 고려된다. 주요 뉴스 부분을 보면 2일 전 뉴스나 8시간 전 뉴스 등 오랜 기간이 지나지 않은 결과들이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3년 전 알게 되어 아주 잘 사용하고 있는 구글 포토는 핸드폰의 사진을 백업하고 기기에서 일부 삭제하거나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앱이다. 일부 용량은 무료로 올릴 수 있지만 유료 플랜을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을 만큼 유용하다. 사진 저장뿐만 아니라 사진을 알아서 분류해 저장해 두어 더욱 편리하게 과거 사진을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한 사람의 사진을 모아서 찾고자 한다면, '검색' 탭에서 얼굴을 클릭해 그 사람이 등장한 사진만 모아 볼 수 있다. 한 명만 나온 사진뿐 아니라 단체 사진, 어렸을 때의 사진까지 얼굴을 분석해 같은 사람으로 분류한다. (놀라울 정도로 정확해서 가끔 소름이 돋을 정도다) 정확도를 개선할 수 있도록, 마치 게임처럼 '같은 사람인가요, 다른 사람인가요?'라는 질문을 통해 사진을 더 잘 분류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내가 키우는 식물 사진을 찾고 싶을 때 '화분'을 검색하면 화분이 등장한 사진을 갈무리해 보여준다. 사진의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해 사물이나 상황으로 분류한다. 예를 들어 케이크 앞에 서 있는 사진은 '생일'로 분류하고, '졸업', '결혼', '하이킹', '고양이' 등 다양한 사진을 분류해서 보여준다.
구글 포토는 머신러닝 방법 중 하나인 Convolutional Neural Network (CNN)를 이용해 사물을 분간한다. 이미지를 NxN형태의 그리드로 나누어 쪼개고, 쪼갠 부분을 통해 필터가 입혀진 여러 이미지를 만든다. 원본에서 질감 이미지를 만들고, 질감 이미지에서 형태 이미지를 뽑아낸 후 대상이 무엇인지 파악한다. 아래 구글의 소개 영상을 통해 알고리즘이 작동하는 원리를 간략하게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업로드한 사진들도 이런 알고리즘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지 궁금했는데, 사용자들이 업로드한 이미지를 사용하지는 않고 연구를 위해 이미 텍스트 라벨이 붙어진 이미지 데이터를 활용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외에도 구글은 광고와 번역 등에서 텍스트, 음성 정보 등 다양한 방식의 인공지능을 활용한다. 구글의 AI 블로그를 보면 '어떤 알고리즘을 만들었다'는 제목보다, '어떤 문제를 해결했다'는 제목을 더 자주 볼 수 있다. 결국 인공지능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이다. 사람들을 더 편리하게 하고 즐겁게 하며, 생활 습관을 바꾸기도 한다.
AI는 어떤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 사용자에 대한 고민을 통해 어떻게 서비스되어야 할지, 데이터를 어떻게 가공해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 구글의 다양한 시도와 서비스를 사용하며 오늘도 나는 인공지능 속에서 살아간다.
By 에디터 Crumble
참고한 글들
인공지능(AI) 시대의 UX/UI https://brunch.co.kr/@vivishin/15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과 저널리즘 https://www.kpf.or.kr/front/research/selfDetail.do?seq=575347&link_g_homepage=F
Deep Neural Networks for YouTube Recommendations https://research.google/pubs/pub45530/
YouTube 검색 가능성 높이기 https://creatoracademy.youtube.com/page/lesson/discovery#strategies-zippy-link-1
검색 알고리즘의 원리 https://www.google.com/intl/ko/search/howsearchworks/algorithms/
구글 포토는 어떻게 사물을 구별하나 https://zdnet.co.kr/view/?no=20170322115339
ML Practicum: Image Classification https://developers.google.com/machine-learning/practica/image-classific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