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아내는 사람
나는 그릇을 키울 수밖에 없는 사람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의 떨림과
잎사귀들끼리 스치며 낸 날카로움을
나도 모르게 포착해 버리니까
내가 살아가는 모든 시간 속에
흔들리던 눈동자와 마음의 상처,
다가온 눈빛, 말투, 온도, 향기까지
나도 모르게 다 담아버리니까
다 담아버리고 견디고 버티다가
내 스스로 그릇을 크게 만들어버리는
그럴 수밖에 없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