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균형을 잡고,
잘 미끄러지고,
잘 넘어지는 법.
잘 버티고,
속도를 조절하는 법.
높은 곳에 오르고, 또 내려오는 법.
어릴 땐 너무나 쉬웠던 일들이 자꾸만 어색하고 두려워질 때가 있다.
하늘 끝까지 오를 것 같던 그네에 앉은 채, 발 한 번 구르지 못하고 다시 내려오는 오늘이 있다.
언제부터였을까.
언제부터 그렇게 겁쟁이가 되었을까.
언제부터 그렇게…. 겁많은 거인이 되었을까.
아무 두려움 없이 나무를 오르는 작디작은 잭.
저 아이를 부러워하게 된 건 언제부터일까.
또 언제까지 저 아이를 부러워하게 될까.
한때 나였던 저 아이를.
언제까지 그리워하게 될까.
저 높은 나무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그저 생각만 한다.
바보처럼.
혹은, 어른처럼.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