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페너와 두쫀쿠

아무도 챙겨주지 않으면 뭐 한다?

by 오늘의 나

오랜만이었다. 애정하는 까페에서 아인슈페너를 먹는 시간. 게다가 요즘 다들 먹는다는 두바이 쫀득쿠키도 함께 시켜봤다.


아무도 안사주면 내가 사먹으면 되지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요즘은 좋아하는 제주도를 가기는 커녕, 집에서 집으로 옮겨다니며 나이든 가족과 내 책임인 귀엽고 나이든 생명을 돌보고 있다. 어쩌면 이 시간은 몇 년 후 내가 그리워할 그러한 시간일 수도 있겠지. 중요한 것은 심적인 여유가 없더라도 이러한 만족스러운 시간을 계속 시도하는 것이다.


오늘 왜 더 맛있었냐면, 약 일주일 동안 고심하다가 먹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래와 같은 생각들이나 일정에 가로막혀 불가능했었다.

- 커피? 에이 집에서 먹지 뭐

- 카페인? 먹을 시간이 지났네

- 그 까페? 다리아파

- 어라? 화, 수에 영업을 안하네?


그러다 오늘 드디어 큰맘먹고 가 앉은 것이다. 다행히 매일 복작거리던 것에 비해 오늘은 빈자리도 꽤 있었다. 그리고 난 분명 아메리카노 위의 아인슈페너를 시켰는데, 라떼 위의 아인슈페너가 나왔다. 약간 먹었는데 다시 해주신다고 가져가시길래, 내가 먹던 것 다시 달라고 하고 새 아인슈페너 대신 아아를 부탁했다. 그래서 맨 아래 사진에 커피가 두잔이다.


아 이렇게 행복할 수가...


참다 참다 간 커피점에서 두잔을 놓고 먹는 기분을 여러분~~~, 아세요? 게다가 두쫀쿠는 원래 주말에만 그것도 선 주문해야 가능한 줄 알았는데, 주중인 오늘 먹을 수 있던 것이다! (그 유명세에 비해 맛은 흠.)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지친 내 신경계와 전두엽을 쓰다듬어 줬다는 것이다. 최근 현관에 열쇄를 꽂고 안에서 며칠을 지내거나 신발을 복도에 벗어놓고 내 집에 들어오는 등 전에 없던 일이 일어나곤 했었다. 보온병을 잊어버렸고, 썬글라스도 분실위기가 많았었다. 전에는 흔치 않던 일이다.


과부하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 나 혼자만의 변화였다.


그럴 땐 뭐다?


아인슈페너와 두쫀쿠.

럭셔리의 극-치.


잘못 나오면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