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고집을 바라볼 각도

간병 중 배운 것 2.

by 오늘의 나

엄마와 나와의 관계를 간결히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A. 엄마의 감정(건강, 관계) 쓰레기통이 됨

A' 그러면서 내 감정(건강)에 대한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아 함. 들어도 기억을 하지 못함


위 상황에 대한 출중한 영상이 있으니 참고해 보도록 하자.

https://www.youtube.com/watch?v=Ytx8UXYA2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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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봄 (가령 와이파이 쓰는 법)

B' 굉장히 자세하게 여러 번 설명했는데, 다른 사람이 한 반대되는 얘기만 반복함

B'' 내 말을 귀담아들을 것 아니면, 나에게 제발 묻지 말라고 함

B''' [엄마 골절사고 후] 나 말고 엄마가 물을 사람이 많다는 것에 감사함 (이젠 나 말고 그들이 1순위가 되었으면 함)


C. 엄마에게 X 물건이 필요할 것 같아, 의견을 물어본 후 사줌

C' 받은 물건에 대해 계속 트집을 잡고 못쓸 것처럼 얘기함


그래서 위영상에 의하면 나는 이렇게 된 것 같다.

상처받은 치유자

분명하다.


기타의 이유로 거리감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몇 년간 그렇게 살던 끝에 아주 오래간만에 최근 즐거운 식사와 근사한 커피타임 끝 나는 또 진저리를 치며 아침 일찍 부모님 댁을 나온 적이 있다. 15년간 반복되는 기묘한 루틴이랄까? 바로 <그날> 엄마의 발목이 부러진 것이다.


달라지지 않을 엄마가 아프게 된 것이다.


심지어 엄마의 병원에서 엄마가 B'에 해당하는 모습을 의사에게 보인 적이 있는데, 내가 당사자가 아닌 채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당혹스러움 그 자체였다.

B' 굉장히 자세하게 여러 번 설명했는데, 다른 사람이 한 반대되는 얘기만 반복함


의사(B'): 수술한 왼쪽발목에 염증이 있으니까 절대 딛지 마세요.

엄마: 잠깐잠깐 디뎠는데요? 괜찮던데? 디뎠는데? 괜찮던데?...


말하자면 내 역할을 하는 의사를 내 눈으로 직관하게 된 것인데, 아니나 다를까 젊은 그 의사는 얼굴이 새빨개질 때까지 엄마와 실랑이를 해야 했다. 제삼자로써 그 장면을 보고서야, 차차 엄마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인지하게 되었는데, 그렇게 위중한 것까지 스스로 판단조차 힘든 나이가 된 것이다. 무엇이 중요한지, 지금 누구 말을 들어야 하는지 결정이 안 되는 것이다. 엄마의 의도를 통역하자면 이렇다.


엄마: 나도 내가 아는 선에서 할 만큼 했는데 내가 잘못했다는 거예요? 막내딸이 와서 그랬단 말이에요. 내가 일어서서 화장실도 혼자 가고 해야 요양원에 안 가게 된다고... 집에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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