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울 때도, 치사하지 않도록.
아들들,
엄마아빠가 싸웠다는 기억은 없지?
너희들 앞에선 특히 조심하기도 했지만,
실제 엄마아빠는 거의 싸우지 않았단다.
오늘은 엄마아빠의 부부싸움이 왜 없었는지 이야기를 해주려고 해.
사실, 엄마아빠는 너희들이 태어나기 전에 세 번 부부싸움을 했었어.
그 이후로는 서로 생각이 다르더라도 다투진 않았지.
세 번으로 부부싸움을 멈출 수 있었던 건,
의외의 이유였어.
서로의 약점을 건드리지 않고,
싸우는 중에도 오히려 그 부분만큼은 지켜주려 했던 마음 덕분이었거든.
너희들을 만나기 전에 부부싸움을 그치게 되어서
너무 다행이었단다.
약점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건 참 중요해.
우리 모두는 각자 약점을 갖고 있어.
사람이기에 그렇지.
완벽하지 않은 존재이니까.
모두가 갖고 있는 약점이지만,
또 그 약점은 사람마다 모두 달라.
누군가는 외모의 일부분일 수도 있고,
원가족일 수도 있고,
학벌일 수도 있고,
경제력일 수도 있고,
어떤 사건이나 트라우마일 수도 있지.
친밀하게 지내는 사이에서는
그 약점을 알게 되는 때가 온단다.
약점을 안다는 것이
관계가 좋을 때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관계가 나빠졌을 때에나
상대와 싸우게 되었을 때에는 문제가 될 수 있어.
우리는 지금 다른 문제로 싸우는데
사람 마음 속에
'이 약점을 내가 알고 있는데, 이 싸움에서 날 이기려고 한다고?'
라는 생각이 슬금슬금 피어오를 수 있거든.
이 생각은 매우 후진 생각이야. 별로야.
저런 생각이 들면 얼른 이렇게 고쳐 먹어야 해.
'상대방 약점을 이용해서, 싸움을 이기려고 하는 마음이 들었네.
얼른 생각을 바꾸어 정정당당하게 이기자.
약점 이용해서 이기면 결국 그 치사함에 이자가 붙어 나에게 돌아온다.'
이런 마음으로 정정당당하게 싸우면
그 싸움에서 지더라도 다음 기회가 반드시 와.
날 이긴 상대도 '약점을 알고도 이용하지 않는 사람이었네.'라고 생각하게 되지.
그러나, 약점을 이용하여 상대를 이겨먹으면
반드시 좋지 않은 결과가 돌아온단다.
다음 기회는 오지 않고,
지난 날의 그 선택을 매우 후회하게 되지.
그러니,
늘 치사하지 않도록 노력해라.
친구 관계에서도, 연인 관계에서도, 가족 관계에서도.
그렇게 하면 더 친밀하고 풍성한 인간관계의 축복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