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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랑예찬 Sep 23. 2024

명절 포함 2주, 식세기 없이 지내보니

식기세척기는 필수 가전이었어요.

식기세척기 에러코드가 뜨고,

출장서비스를 예약하였지만,

기사님이 오실 수 있는 날은

2주 후.


잠깐 동공이 흔들렸지만

금세 마음을 다잡으며

‘언제부터 식기세척기 있었다구.

이참에 없이 살아보자.‘며

긍정회로를 돌리며

2주는 무난히 흘러갔어요.


그 사이에 명절도 있었지만

음식도 덜하고,

외식도 해서

그럭저럭 잘 지나갔지요.


‘이러다 저 식기세척기 자리

수납장으로 복구하는 거 아냐.‘라는

아주 교만한 생각을 한 것도 잠시였어요.




기사님이 오시고,

부러진 날개가 원인이라며

교체해주시고 간 날,


와….


있다 없으니까

아니

없다 있으니까

그 소중함을 너무 느끼게 되었어요.


식기세척기가 이 정도까지

생활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을 줄이야!


우선,

건조대 문제가 있었어요.

식기세척기 구입 이후에는

식세기 불가한 것들 몇 개만

말리면 되었기에

아주 작은 건조대를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식세기가 고장 나니,

아무래도 자리가 부족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쉬우나마

식세기를 건조대로 이용하였지만

불편하긴 했어요.


그 다음은 손이 문제였어요.

전 고무장갑을 안 껴요.

그냥 맨 손으로 설거지 하고

좀 건조하다 싶으면

핸드크림 바르는 정도에요.


그런데 기름진 그릇들을

따뜻한 물로 설거지하고,

헹구기까지 하고 나니

매번 핸드크림을 안 바를 수가 없을 정도로

손이 건조해 지더라고요.

손끝이 거칠어지는 것도 물론이고요.


마지막으로,

오히려 물과 세제를 더 많이 사용한다는 걸

눈으로 확인했어요.


식기세척기를 사용할 때는

설거지 통에 그릇들을 불려서

표면만 매끈하게 부셔서

(그릇을 부시다, 부신다는 표현

요즘 분들도 아시려나 모르겠지만)

식기세척기에 넣으면

아주 뽀득뽀득하고 싹 건조되어서

나오잖아요


그런데 처음에 쓸 때는 잘 몰랐는데,

쓰다가 안 쓰고 다시 써보니

확실히 식기세척기를 쓸 때

물도 세제도 덜 쓰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결론은,

식기세척기를 잘 사용해야겠다는

것이에요.


케어서비스를 받고 있긴 하지만,

평소에도 한번 더 들여다보고

더 예쁘게 보며 사용하려고요.


식기세척기는

필수였어요.

그냥 없이 살 순 있지만,

쓰다가 없이 살긴 힘든

식기세척기의 쓰임을

깨달았던 2주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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