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무물 | 일곱 번째 이야기
새해 계획 전에 올해를 정리해보려 합니다. 제가 기념하고 싶은 것들 위주로 꼽았습니다.
이른바, 2022년 키티 어워즈!
올해의 운동
: 테니스! 작년에 7개월 배웠다가 9개월 쉬고 5월부터 다시 시작했어요. 좀 배웠다는 생각은 오만 of 오만이었습니다. 어설프게 나쁜 습관만 남아서 처음 배울 때보다 배로 어려웠어요. 그래도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죠. 유튜브도 열심히 보고, 선생님께 이것저것 물어보고, 오픈 채팅방에 들어가 게임도 참여했습니다. 배운 건 써먹어야 제맛! 게임에 참여하니 레슨도 덩달아 재미있어졌어요. 그렇게 한참 재미있었다가 정체기 오면 시들해졌다가 하고 있습니다. 권태기를 반복하더라도 인생에서 계속 즐기고 싶은 운동을 찾은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올해의 스타일
: 인생 첫 탈색을 했습니다. 탈색이 뭐라고 싶으실 수 있으나, 뭔가 별 거 아닌 듯싶으면서도 선뜻 시도하기 힘든 일들이 있지 않나요? 저에게는 탈색이 그랬습니다. 원하는 컬러를 말하면 미용실 쌤은 “이건 탈색하셔야 해요.”라고 하셨어요. 두피와 머릿결 상하는 게 걱정돼 적당히 타협한 선에서 염색을 했습니다. 마음을 달래기만 하니 계속 미련이 남았죠. 올해 봄 “에라이!”하고 탈색을 했습니다. 색도 색인데 마음이 너무 후련했어요! 역시 걱정보다 GO!
올해의 재시작
: 한참 안 쓰던 블로그를 다시 쓰기 시작했어요. 다른 사람들이 쓰는 좋아 보이는 글을 동경하느라 외면했었습니다. 게으름이 더 컸을 수도 있어요. 그러다 올해 들어 점차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내 글도 다시 살폈습니다. 사람들이 좋았다고 말하는 글은 에세이 같은 제 생각이 담긴 글이었어요. 블로그에 썼던 글들이 제가 잘 쓰는 글이자 사람들이 좋아하는 글이었어요. 멀리서 찾지 않고 손 끝에 닿는 파랑새를 잡기로 했습니다. 무뎌졌지만 다시 쓰고 있어요. 하나씩.
올해의 건강관리
: 사랑니 뽑기. 오른쪽 위아래 사랑니가 엉망으로 났습니다. 의사 쌤 피셜로 이것은 팔자이며 제 잘못이 아닙니다. 잘못 뽑으면 신경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서 웬만하면 뽑지 않으려 했죠.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았고 사랑니 근처 잇몸이 부어올랐습니다. 눈물을 머금고 발치 예약했습니다. 뽑기 바로 직전까지 "뽑는 게 맞을까요?"라고 물을 정도로 덜덜 떨었어요. 다행히 우려했던 신경 문제도 없었고 잘 아물었습니다. 별일 없어서 말인데요. 뽑을 때는 뽑는 게 맞습니다.
올해의 소비
: 뉴발란스 878. 1년에 360일은 운동화를 신는 저의 첫 뉴발란스입니다. 저는 칼발이라고 생각했는데, 칼발이 아니라 발등이 낮은 거였어요. 발볼은 오히려 약간 넓은 편이었어요.(충격!) 그런 제 발이 뉴발 안에서는 죄이지 않고 쿠션도 적당히 단단해 좋았어요. 왜 이제야 알았는지 억울할 정도였습니다. 한동안 나이키는 안 살 것 같아요. 운동화는 말이죠.
올해의 콘텐츠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 지겹기 지겨운 엄마와 딸(가족)이라는 테마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니요! 이해도 어렵고 제멋대로이고 이상한 이 영화를.. 몸은 느끼고 있었습니다. 눈물이 콸콸콸! 다행히 저보다 많이 우는 분이 계셔서 묻혔습니다.
-드라마 <작은 아씨들>
: 입체적인 캐릭터들도 매력적이고 매 회차마다 예측할 수 없게 멱살 잡고 끌고 가는 전개. 오랜만에 본방사수한 드라마였습니다. 악역인 엄지원이 특히 좋았어요. 지금껏 보지 못한 ㅁㅊㄴ이었죠. 올해의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노래 <섹시 느낌>
: 두둠두둠하는 베이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도파민 샘물이었어요. 싫증 대마왕인 제가 올해 가장 많이 스밍 노래입니다. 바밍 타이거와 RM의 조합은 말모 말모.
미티님의 올해 어워즈도 궁금합니다.
요 며칠 전에는 카페에 혼자 앉아 따듯한 아메리카노를 하나 시킨 뒤,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매년 혼자 하는 생각들이자 기록이죠. 바로 ‘올해의 목표와 내년의 목표 설정’, ‘올해의 회고와 내년의 루틴’을 짜는 일이에요. 이런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 정리되지 않은 채 날아다니는 생각들로 제가 괴롭더라고요. (이게 정리병이겠죠.?) 예전에는 높고 어마 무시한 목표들을 설정하였는데 22년부터는 스스로 달성할 것 같은 일들을 적기로 했어요.
[치티(치타미티)의 새로운 한 해 계획법]
1번: 올해 스스로에게 세운 목표를 점검하고, 내년 나에게 줄 목표를 설정하는 일.
2번: 나에게 중요한 키워드들을 두고, 그것이 나에게 ‘왜’ 중요하고 어떻게 채우고 싶은지 + 어떻게 일상을 루틴을 만들지 적기
이 두 가지를 열심히 써 보면, 돌아온 새해가 기대되기도 하고 어떤 내가 되고 싶은지 문장으로 깔끔하게 쓸 순 없지만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게 되더라고요.
먼저, 2022년의 목표는 3가지였어요. 1) 달리기 400km 채우기 2) 브런치 작가가 되어 글 연재하기 3) 영어 책 한 권 마스터하기. 12월 4일, 오늘 기준으로 1번 달성. 2번 달성. 3번 미달…이네요. 그래도 꽤나 귀찮고 어려운 일을 해낸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 들어요. 400km를 채우기 위해 절뚝절뚝 거리며 달리는 시간도 있었어요. 지난 회사를 퇴사하고 남은 시간 동안 첫 회사의 8년을 1년씩 8개의 브런치 글도 작성했어요. 이 두 가지 모두 뭔가에 각성한 듯이 해낸 거 같아요. 하지만 공부는 역시 공부인지 채워지지 않았어요. 오늘 생각한 건 ‘독학이 안되면, 도움을 구하자!’ 정도의 의지랄까요.
그 외에 2022년에 나에게 일어난 일들이 잘 생각나지 않았어요. 이래서 ‘기록, 기록, 기록!’ 하나 봐요. 2023년의 목표 설정과 루틴 잡기를 위해서는 다시 시간을 잡아야 할 거 같아요. 나름 연간 달력도 만들며 준비를 하고 있답니다? 파워 J라서 이럴지 모르겠어요.
올해의 어워즈!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어요. 다만 새롭게 시도한 게 없을까 걱정이 되네요. 매년 뭔가 새롭게 하기보다 좋아하는 카테고리를 깊게 깊게 꾸준히 하고 있는 거 같아요. 새롭진 않지만 저는 이런 제 모습이 좋기에 써보렵니다!
올해의 운동
: 역시나 달리기. 언젠가의 아침 달리기가 너무너무 만족스럽고 좋아서 ‘와, 평생 이렇게 살고 싶다.’ 생각했어요.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나에게 익숙한 거리를 조용하게 달리는 시간이 계속 주어졌으면 했어요. 내년에는 조금 더 다양한 나라에서 달려보고 싶어요.
올해의 책
: 김지수 님이 쓴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이에요. 스스로 정의하지 못하는 어려운 질문들을 깔끔하게 정리하여 알려주시는 이어령 교수님의 지혜에 매 순간 감동했어요. 책장을 덮을 땐 하염없이 눈물이 났어요. 2021년까지 제 인생 책은 채사장님의 ’열한 계단’이었는데, 2022년에는 바뀌어 버렸답니다. 정말 좋은 책이었어요.
올해의 노래
: 새소년의 ‘눈’이라는 노래예요. 겨울에 어울리는 노래 같은데 여름부터 반복 재생으로 들었어요. 한 편의 시와 같은 이 노래를 들으면 마음이 몽글몽글해져요. 그리고 여행 가고 싶을 때마다 듣는 호피폴라의 ’너의 바다‘에요. 저녁에 들으면 당장 강릉 가는 기차표를 가지고 훌쩍 떠나버리고 싶어요.
올해의 시도
: 명상을 시작했어요. 인스타그램에서 어떤 분의 명상 일기를 보았는데 그 일기 자체만으로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아침에 일어나 시작하는 루틴이 하나 생겼어요. 생각이 많은 저에게 아주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한 해를 돌아볼 때 제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그 해의 첫 시작을 찾아가요. 그리고 천천히 올라가죠. ’아, 이런 일이 있었지’, ‘이게 올해라고?’ 정말 다양한 생각을 해요. 매번 생각하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감사하는 것도 많고, 후회하는 일도 적었으면 좋겠어요.
올해의 시작에는 정량적인 목표도 세우지만, 올해 내가 새롭게 해보고자 하는 부분을 미리 고민해 봐도 좋겠어요. 23년의 올해 어워즈가 조금 더 다양한 색으로 채워질 수 있도록요.
아참, 메리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