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인공지능만큼이나 요즘 자주 듣게 되는 단어이다.
"도대체 그 버스는 어떻게 타야 되는 건데?"
"타는 게 아니라 유니버스라고! 가상의 공간을 만들고 거기에서 소통하는 거."
"게임이겠네? 캐릭터도 돌아다니고, 대화도 한다며?"
"음, 맞아. 캐릭터가 곧 나인 거야. 보여줄게!"
"게임 맞네!! ( 하...... 게임 요소가 다분하긴 한데......)"
요즘 교무실에 앉아 zep으로 우리 유치원의 메타버스를 만들고 있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교무실 책상에 앉아 에셋스토어를 돌아다니며 무료 아이템을 잘 챙겨 와서 여기 붙이고 저기 붙이고 한 달째 틈틈이 만들고 있다.
간혹 우리 반 아이들이 지나가다가 "에~? 우리 선생님 게임한다. 게임해!"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살짝 억울해하고, 메타버스에 대해 잘 모르는 선생님들이 "도대체 뭐 하고 있는 거야? "라고 물어보실 때에도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야 할지 잠시 멈춘다. 머릿속에서 버퍼링이 걸린다. '아, 그러니까 제가 하고 있는 일은 말이죠.'
유치원 교사에게 부직포와 가위만 주면 천지창조가 가능하다. 가능했었다.
"네~ 저는 지금 천지창조 중입니다. 큭큭"
교육과정의 변화로 유치원에서는 교육과정 수립에 있어서 교사의 자율성이 강조되고 있고 그 중심에는 유아의 놀이가 있다. 교사는 유아의 놀이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학부모와의 소통에서 유아의 놀이가 어떻게 펼쳐졌는지 안내하고 교육적 의미에 대해 공유하도록 하게 되어 있다. 보통 지면을 활용해서 보고서 형식의 '놀이 이야기'라는 것을 가정으로 보내기도 하고, sns를 통해 파일로 전송하기도 하고, 앱을 활용해 띄우기도 한다. 우리 유치원은 학부모의 소통을 위한 공간으로 ZEP을 활용해서 메타버스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교실 공간의 내부에는 아이들이 그동안 놀이했던 사진과 작품들, 동영상 등을 첨부할 수 있다. 이러한 학급의 결과물을 학부모들은 별도의 가입 없이 초대된 링크로 들어와서 비밀번호를 입력해주고 랜덤 캐릭터와 이름 설정만으로 메타버스로 들어와서 볼 수 있다. 모임 장소로 별도의 공간을 생성하면 다 같이 모여서 학부모교육과정 설명회라던지 부모교육의 장으로 활용해볼 수도 있다. 그 공간에서 만큼은 ZOOM 같은 화상회의를 할 수 있게 설정할 수 있고 자료 공유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더 타운과 비교해볼 때 젭은 정말 편리하다. 컴맹이 들도 쉽게 클릭만으로 이런 완성된 형태의 맵을 구성해볼 수 있다. 물론 오브젝트 구성에 있어서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없진 않으나 이 아름다운 구성이 무료라는데 감사하고 감사하기로 했다.
유치원에서는 막연히 메타버스를 활용할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학부모와의 연계의 방법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할 수 있다 생각하니 더 많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메타버스는 이런 가상의 공간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VR, AR, 거울세계, 라이프로깅 등으로 구분되는 다양한 내용을 포함한다. 교실에서 하고 있던 다양한 VR기기 활용, 증강현실 앱 활용, SNS 활용 등이 모두 메타버스에 해당된다. 아바타 만들어보고 실제로 가상의 공간에서 아바타의 모습으로 서로가 만나고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한다. 메타버스는 당연히 어렵다고만 생각했었는데! 가정과 함께 유치원 공간에서 소통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https://zep.us/play/yVv11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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