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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냥한 김선생님 Mar 27. 2022

유치원에서 인공지능교육을 한다고?

  처음, 유치원 인공지능교육 도움자료 개발팀에  들어갔다고 했을 때 친한 선생님들의 반응은 떨떠름했니다. 그때는 저도 확신이 서지 않았을 때라 확실히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인공지능이란? 인간의 지능으로 할 수 있는 사고, 학습, 자기 개발 등을 컴퓨터가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컴퓨터 공학 및 정보기술의 한 분야로서,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적인 행동을 모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인공지능이라고 말하고 있다.
출처: 두산백과
인공지능교육? 그게 뭔데?  굳이 유치원에서 필요해?
코딩 그런 거 하는 거예요? 유아는 코딩 수업 금지된 거 아닌가요?
유치원에서 꼭 시킬 필요 있을까요? 학교 가면 다 배울 텐데요. 아이들은 자연물로 놀아야죠

아마도 컴퓨터 영역이나 과도한 미디어 노출이 유아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늘 경계하며 살아왔던 시간들이 적지 않아 거부감이 있는 듯했어요.  한때 유치원에서는 컴퓨터 영역이  유행처럼 급히 들어왔어요. 유아용으로 컴퓨터를 마련하고, 교실 한편에 컴퓨터 영역 마련해서 쓸 수 있도록 했었지요. 그 시절에는 한글문서로 글을 타자로 쳐서 출력해보는 활동들도 열심히 했었어요. 그러다 금세 또 사라졌어요. 교실 안에서 텔레비전을 켜고 동영상 등을 보여주는 활동 또한 줄이기로 했어요. 동화책을 읽어줄 때도 가급적 교사의 육성으로 실물 책을 보여주며 읽어줘야 더 좋고, 동영상으로 만들어진 동화를 보여주는 것은 지양해야 된다는 강요 아닌 강요도 있었습니다.  그렇죠?

그런데 세상이 몇 년 사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초중고에서는 이미 SW교육을 강조하고 이어 인공지능 교육을 교육과정으로 가져왔습니다.  이제 유치원에서도 인공지능 교육을 교육과정에 의무적으로 집어넣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소위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들에서는 이미 열심히 진행 중이라고 하죠. 중국에서도 인공지능 교육이 이미 유치원부터 시작되었답니다.


그래서 인공지능교육, 유치원에서 꼭 해야 되냐고요?

네!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확신이 듭니다.


 주위를 둘러봅니다. 헤이 클로바~ 오늘 미세먼지 어때?  헤이 구글~ 유튜브로 '잠보 브와나' 노래 틀어줘.

AI스피커는 이제 집집마다 형형색색의 모습으로 존재합니다. 동그랗거나 길쭉하거나, 곰돌이 모양, 캐릭터 모양으로, 화면을 가지고 있거나, 로봇의 모양이거나 말이죠.  올해 새로운 차를 구입했다면 혹시 자율주행 모드를 탑재한 차를 타고 계실 수도 있지요. (물론 아직은 완벽하진 않지만요.) 저희 남편은 그 자율주행이 제일 잘 구현된다는 차를 무려 1년이 다 되도록 기다렸어요. 잠깐씩 핸들에서 손을 떼어도 알아서 차선을 맞추는 크루즈 기능이 있거나, 운전 시 도움을 줄 수 있는 소소한 기능들, 음성인식이 된다거나 하는 것들이요. 막히는 길을 인식해서 알려주고, 실내 안의 공기를 자동으로 정화해주는 기특한 기능들이 있는 것들도 이미 경험하고 계실 수도 있지요. 한편,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휴대폰으로 앱을 켜서 미리 집을 따뜻하게 만들어 놓을 수도 있고, 우리 집에 누가 찾아왔는지 실시간으로 전송해주기도 하죠. 세탁기도 똑똑하게 알아서 착착 모드를 바꿔서 기능하고, 농사를 도와주는 로봇의 존재가 농업을 더욱더 쉽게 만들어 주고 있잖아요.  딸기 따는 로봇은 딸기의 색깔을 보고 익었는지, 아직 덜 익었는지 판단해서 꼭지를 자르죠. 파프리카를 수확하는 로봇은 파프리카를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어서 수확 여부를 결정해요. 이미 대형 마트 안에는 스마트 팜이 설치되어 있어서 실내에서 LED조명으로 기른 유기농 채소들을 팔기도 하고요. 식당을 가면 그릇을 담은 서빙로봇들이 (^_^) 이런 얼굴을 하고 음식을 배달해줍니다.

 이세돌이 알파고에게 바둑을 내리 지던 그날 이후로, 이 무시무시한 인공지능로봇들이 우리를 곧 지배하게 될 것 같다는 두려움에 빠지기도 했었는데, 사실 두려움보다 우리 생활에서 편리함을 더 많이 가져다준 것 같아요. 안 그래요?


자, 설명이 길어졌네요. 세상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이렇게 장황하게 늘어놓았습니다. 분명히 거부감이 들 수 있어도 우린 이제 인공지능 로봇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생활을 하게 될 겁니다. 우리가 인식하든 못하든 어디에나 있습니다. 그런 세상에 태어난 아이들은 우리 세대보다 더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고 잘 협력해서 살아가야 할 겁니다. 그래도 자연물로만 놀이하도록 두실 겁니까? 자연물 놀이도 중요하지만, 인공지능을 활용한 놀이 경험도 분명 중요합니다. 그럼 유아 코딩 교육이 금지된 이유는 뭐냐고요? 코딩 자체가 교육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시대가 이렇다고 코딩부터 가르치려는 것에 대한 염려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유아들에게 코딩 자체를 가르치면 알아듣지도 못해요. (교사인 저도 코딩은 어렵더고요. 하하. ) 학습적인 부담이 커요. 인공지능 교육이 코딩 교육만은 아니니까요.  결국, 소프트웨어 교육도 크게 보면 이 시대를 잘 살아갈 수 있는 인간, '창의적'으로 문제 해결을 잘할 수 있는 인간을 기르기 위한 것이죠. 그래서 중요한 것은 컴퓨팅 사고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또 뭐냐고요?

 컴퓨팅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은 컴퓨터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처럼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하고 이를 논리적,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출처: 천재학습백과 초등 소프트웨어 용어사전

이러한 컴퓨팅 사고력을 가르치는 것과 정보를 잘 찾고 정보의 질을 잘 판단하고, 이 정보를 윤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태도 또한 가르쳐야 올바른 인공지능교육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유치원 교육의 본질, '놀이'를 통해 이것을 풀어가야 하겠죠.  


쓰고 나서 보니 더 어려워졌네요. 인공지능을 어떻게 놀이로 연결시켜서 경험하게 하고 즐겁게 참여하게 할지 고민이 길어집니다.  (알게 되면 될수록 모르는 것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답답함.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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