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도미술관 두번째 이야기 집필하기
14. Una manola (손)
Hacia 1913. Óleo sobre lienzo, 93 x 73 cm Sala 060A
Zuloaga y Zabaleta, Ignacio
Eibar (Guipuzcoa), 1870 - Madrid, 1945
어여뿐 중년 부인이 산책하듯 프라도미술관을 거니는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60번 방에 자리잡고 있는 한 여인의 시선에 눈이 마주쳤다.
“나를 좀 봐 주실래요? 어때요? 오늘 외출할 때 사람들에게 호감이 갈 만 한가요? 이만하면 제 모습을 잘 가꾸었나요?”라며 말을 건네든 듯 했다.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지그시 올려 다 보았다.
여인의 두 눈가에는 왠지 서글픔이 가득해 보였다. 흔들리는 눈빛 그리고 마음 깊은 곳에서 흘려보낸 젊은 시절의 한 순간이 강물처럼 흘러감을 안타까워하는 눈빛이었다.
마음의 진동이 울렸고, 공감을 한 것일까? 자꾸만 그녀의 얼굴의 주름이, 그녀가 감추고자 하는 팔의 주름 등이 마음의 아픔으로 다가왔다.
거친 붓놀림보다는 줄로아가가 선택한 터치 방식은 나이테와 같은 회전방향을 선호헸다.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호수의 돌맹이로 인한 파장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나무에게서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하는 나이테와 수많은 주름을 느끼게 된다. 아마도 인생의 돌고 도는 과정을 통해 내면의 성숙함을 드러내며 미의 기준을 바꾸려한 것은 아닐까? 하는 물음이 던져졌다.
삶은 저마다의 애환을 꿈꾸는 것인데, 이 여인은 무엇을 말하려 한 것일까? 하고 고민하며 사색하던 중 부채가 눈에 들어왔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지만, 화가는 그 상황을 꼭 드러내 주기에 그림을 바라보기가 너무 편하다. 한 남자와 두 여인이라면, 미묘한 사랑의 이야기가 꿈꾸듯 그려진다. 플라멩고의 한 장면처럼 말이다.
누군가를 사랑해 마음에 품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다. 그러나 줄로아가가 이 여인을 통해 보여 주려는 건 무얼까?
다시 들여보았지만, 깊이 있는 주름을 김추듯 손에 토시를 두르고 짙은 화장으로 불편해하는 듯한 자신의 외모를 김추고 있음을 감지라도 하라는 듯 눈가에 우수가 가득하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환경을 벗어나보려는 여인의 마음이 담긴 초상화처럼, 햐얀색의 만틸라를 통해 홀로인 여성임을 드러내며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 보려는 의지를 응원해 달라는 눈빛으로 보여짐도 화가 줄로아가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희노애락의 내면적 과거와 현재를 잘 묘사한 줄로아가는 완벽에 가깝게 그 모습을 강렬한 붓터치와 빛으로 완성을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