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삐용의 삶이 궁금한 무당벌레.
송블리
■키워드- 관찰, 관음
네이버 사전에 '관음증'이라는 단어를 치면, 아주 부정적인 의미로 나온다. 그러나 현대적 의미에서 '관음'이라는 단어를 비교적 순화하여 생각하여 본다면, '상대방에게 관심을 갖고 무언가를 지켜보는 것'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을 것이다. 즉 '관찰'단계에서 조금 더 깊이 있는 용어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 그러한 '관음' 혹은 '관찰'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가 있다. 바로 세계를 놀라게 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다.
<기생충>은 두 가정의 삶의 모습을 아주 대조적으로 묘사한다. 현대사회의 빈부격차를 아주 극렬하게 대조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도 그럴법한 것이 통계적으로 중산층의 계급이 점차 줄어들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영화가 나온 것이다. 소위 말하는 '상류층'의 가정이 조여정, 이선균 부부의 삶으로 그려지고 '서민층' 중에서도 조금 빈곤한 삶을 살고 있는 송강호의 가정이 그러하다.
와이파이가 터지지 않고, 피자박스 접는 것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송강호와 그의 가족들. 그들은 위장취업을 통하여 사모님, 조여정의 집으로 발을 들이게 된다. 또한 일종의 전략을 꾸며 송강호의 가족 모두가 조여정, 이선균 부부의 집에서 일을 하게 되는데, 그들은 부부가 여행을 갈 때에도 부부의 집에 머물러 여유를 즐기고 그들의 삶을 대여한다. -비록 불법일지라도, 영화에서 그들의 모습은 평온하게 그려진다.- 얽히고설킨 그들의 삶의 이야기 속에서 조여정의 아들 '다송'이의 생일파티를 개최하며 영화는 파괴적이고 충격적인 결말을 맺는다.
영화의 이러한 장면들을 보며 나는 마치 나비를 궁금해하는 다른 종류의 곤충이 생각났다. 다른 종족의 옷을 입고 있는 부류가 마치 그들보다 더 좋은 환경의 서식지를 보유한 종족의 영역에 들어가 그들을 연구하고 탐내는 듯한 모습이 생각난 것이다. 이렇게 만든 요인이 아마 인간의 환경문제 무지, 더럽혀져 가는 생태계 서식지 등의 문제라면 다른 서식지를 향하여 갈망하는 그들의 모습에 핀잔을 주기만 할 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서로를 관음 하고 탐색하는 그 원인부터 찾아야 다시 예전 같은 생태계의 평화를 찾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어로 빠삐용 (papillon)은 나비를 뜻한다. 생태계에는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이 살고 있고, 그 고유성에 따라 생태계의 시스템이 운용되도록 설계되어있다. 그 밑바탕에는 생태계의 조화와 지구환경의 건강함 등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지만. 이러한 것들을 파괴적으로 몰고 간 우리들의 이기적임을 반성해본다. 오늘도 많은 나비들의 생활이 궁금한 무당벌레, 혹은 무당벌레의 생활이 궁금한 나비들에게 말하고 싶다. 서로의 영역에서 조금의 풍요를 기원하며 침범하지 말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