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도시인 아헨에는 도시자체가 하나의 캠퍼스처럼 강의실이 여기저기에 흩어져있다.
물론 도서관도 그렇게 셀 수 없을 만큼 여기저기에 많이 있지만 이른 아침부터 오픈런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학생들이 대다수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그랬는지 공부할 곳이 부족한 한국학생들을 위해서 독일 공대 중앙에 떡하니 5층건물이 세워졌다.
목암하우스
1964년부터 1970년까지 아헨공대에서 디플롬을 하신 고 허영섭 회장님이(녹십자) 낯선 나라 독일에서 공부하는 우리 학생들을 위해서 기부한 건물이다.
고 허 회장님은 당신이 공부하면서 힘들었던 점을 세심히 기억해서 아헨공대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정부와 손잡아서 처음 설계부터 학생들의 동선과 공부에 편하도록 만들어 주셨다.
그리고 건물 안에는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도서관뿐만 아니라 기업과의 세미나에도 이용되고 있다.
또, 우리 학생들만의 아지트라 졸업생들이 독일을 방문할 때도 목암하우스에 들러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간식거리를 사주곤 한다.
목암하우스가 없었다면 타국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닌가...
독일 공대 한복판에 우리나라 학생들만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이 있다는 건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도 놀라움과
부러움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도서관을 지을 그 당시에는(2007년) 지금보다 인터넷사용이 활발하지 않아 그다지 선행이 알려지지도 않을 텐데도 여기서 공부하는 우리 학생들이 언젠가 국가발전에 이바지할 거라는 믿음으로 애정을 다하여 만들어주신 것이라 생각한다.
(아헨 방문을 쓴 여러 블로그를 봐도 한국사람 누군가가 목암 하우스를 지어 줬다는 말이 대다수이다. 그만큼 알리지 않았다)
기술이 발전하여 지구 반대편 소식도 집안에서 바로 전해 듣고 있지만 멀리 타국에서 공부하는 아이의 일상은 부모로서 마음이 편하지 않다.
하지만 보다 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곳이 있어서 너무나 감사하다.
허 회장님은 오래전에 세상을 떠나셨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 학생들은 목암 하우스에서 공부를 하며 아름다운 혜택을 누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