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 시즌3
단정한 반복이 나를 실릴거야(그림일기)
제주에 와서 둘째날 낮시간에 심심책방에 들렀다. 대표님과 두번째 만남이었는데, 1시간반정도, 상담이나 우울증에 대해 1시간 반정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표님은 책방에서 개인상담을 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대표님은 온라인 수업듣는걸 깜빡하셔서 수업을 급하게 들으시고, 나는 책방의 큐레이션을 구경하다가 금방 봉현 작가님의 책을 집었다. <단정한 반복이 나를 살릴 거야>. 2022년에 나온 책인데, 그때 당시는 일러스트작가로 살아온지 8년차 이셨다. 일러스트를 전공한 것이 아닌데도 우연히 책을 내고 일러스트 일을 해가면서 좌충우돌하며 경험을 쌓으셨다. 프리랜서의 삶이란 그렇게 낭만적이지 않다. 자유와 성실한 긴장감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야 가능한 삶이다. 책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글들이 단단했다. 묵묵히 일러스트작가의 삶을 살아오며 습득된 삶의 단단함. 단순하지만 반복적이고 그래서 묵묵히 길을 걸어온 몸으로 살아낸 글을 쓰셔서 좋았다. 봉현 작가님의 첫 책(2013년)인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를 구매했었지만, 여행에 흥미가 없던 나였던 지라 2년여간 세계를 방랑한 여행기가 크게 자리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8년차 전문 프리랜서의 삶과 글은 너무나도 단단하고 자기철학이 분명해서 멋졌다. 나도 단단한 삶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