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게 시즌3
나에게 취해(그림일기)
회사에서 허리를 살짝 삐끗해서 일주일넘게 헬스장에 가지 않았다. 12월 1일이 양산에서 10km 마라톤 뛸 예정이라 근력 운동보다는 러닝 머신을 뛰었다. 3분정도 빠르게 걷고 3분정도 빠르게 뛰는 반복의 형식으로 러닝머신을 걷고 뛰었다. 마라톤을 뛰려면 1시간정도 시간을 뛰어봐야 해서 그 시간만큼 걷고 뛰었다. 러닝머신 탈때 항상 헤드폰을 끼고 유튜브 운동영상을 본다. 시간이 금방가고 뛰는게 지겹지 않다. 빠르게 걸을땐 핸드폰을 보다가 다시 뛸땐 영상을 잠시 멈춰두고 앞의 유리창에 비친 나를 보며 뛴다. 창 밖은 아파트가 보이는데, 저녁 6시즈음이면 어두워진다. 흐릿한 내 실루엣이 보이는데, 괜히 멋져보인다. 속으로 ‘졸라 멋지다’라는 말을 계속 한다. 내 오른쪽으로 유리에 비치는 내 뛰는 모습을 보면 확깬다. 별로 빠르지 않은 속도로 엉성하게 뛰는 모습이 확인되기 때문이다. 운동은 자신에게 취해 하면 좋은 자극이 된다. 젊은 여성들이 왜 몸매가 들어나는 레깅스를 입고 운동하겠는가? 자신의 늘씬한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운동하는 것처럼, 별로 빠르게 뛰는것도 아니면서 내 모습에 취해서 오늘도 러닝머신을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