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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ON 다온 Sep 28. 2024

3. 나의 이야기 같았던 노래

모브닝, 보통의 외로움

 무명의 가수들을 모아 오디션을 보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노래는 알려져 있지만 얼굴과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거나 그 어느 하나도 알려져 있지 않은 가수들이 자신의 이름을 숨긴 채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나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데 그 이유가 경쟁의 분위기를 너무나 부추겨 눈살이 찌푸려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서로를 응원해 주는 분위기라서 나는 그 따뜻하고 배려있는 분위기가 좋았다. 그리고 알지 못했던 노래와 가수를 알게 되는 것이 좋았던 프로그램이었다. 이 가수는 그 프로그램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목소리가 너무나 좋았던 가수라서 노래를 시작하면서부터 관심이 갔다. 관심이 가는 가수의 이름을 알기 위해서는 그 가수가 경쟁을 마치는 날을 기다려야 했는데 이름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그가 좀 더 많은 노래를 불러주길 원하기도 했다. 


 그의 이름을 알게 되고 노래 사이트에 들어가 바로 검색했다. 그의 노래들이 나열되어 나왔고 그의 노래를 듣기 시작했다. 그중 이 노래는 내가 나의 우울감과 무기력감을 최고로 겪었을 때 매우 공감이 갔던 노래다. 작은 한숨 소리가 들리고 덤덤한 말투로 ‘요즘 나의 하루하루는 기대할 것이 없나 봐요.’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처음 이 노래를 듣던 시기에 나의 상태가 그랬다. 내일이 기다려지지 않았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또 어떻게 보내야 하는 건지 그것이 걱정이었다. 어느 날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매일이 똑같다고 느끼는 것은 다른 사람들도 그럴 텐데 그 사람들은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건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내가 유난스럽게 느끼는 것일까 그런 생각. 노래를 들으며 가사를 꼼꼼히 듣기 시작했다. 외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지쳐있는 내 모습이 녹아있는 것 같은 가사였다. 그래서 사실은 외로움보다 우울감이 심해져 있을 때는 이 노래를 의식적으로 듣지 않았다. 노래를 듣다 보면 우울감이 더 깊어질 것 같은 불안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이제 더는 자신이 없어요

모든게 나의 잘못인 건지

이제 그만 잠들고 싶어요

이제 그만 할래요

이제 그만 할래요

고마웠어요 사랑한 날들도

미안했어요 이것밖에 안돼서

나는 이제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해요

영원히

용기가 없는 나는 이제

지겨운 반복을 끝낼게요

이제 그만 할래요

-모브닝보통의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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