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 태양물고기
윤하의 신곡이 나오고 타이틀곡의 정보들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개복치라는 물고기를 모티브로 삼은 노래라는 이야기가 눈에 띄었다. 왜 그리 되었는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개복치는 사소한 이유로 쉽게 죽는 어종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렇지만 성체가 되면 꽤 강인한 어종이라는 이야기도 함께 돌았다. 그래서 한때 사람들이 예민하고, 잘 놀라고, 상처를 잘 받는 그런 사람들에게 ‘개복치 멘털을 가졌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 물고기가 노래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하니 더욱 궁금해졌다.
개복치의 영어 이름이 ‘Sunfish'라고 한다. 영어 이름을 한글로 바꾸니 ’ 태양물고기‘라는 예쁜 이름이 만들어졌다. 개복치는 수면 위로 올라와 일광욕을 한다고 한다. 일정한 온도보다 체온이 내려가면 살아감의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인데 그렇게 일광욕을 하고 심해로 내려가면 그 몸을 발광한다고 한다. 그 모습을 바다의 태양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 개복치를 떠올리며 만든 이 노래는 타인의 평가나 잣대가 아닌 스스로 치열히 옳다고 여기는 길을 가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한다.
언젠가 개복치가 멘털이 약한 사람을 표현하는 말로 쓰였을 때 개복치를 검색했었는데 개복치는 그 크기는 꽤 크지만 사람에게는 큰 해를 입히지 않는 온순한 성격을 가졌다는 이야기를 봤다. 그때 이런 생각을 했다. 예민해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날카롭게 가시를 세우는 고슴도치보다 예민해도 온순한 개복치가 낫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그렇다면 나는 예민해도 커가면서 단단해지는 개복치가 되고 싶었다.
나는 내가 예민한 것이 좋지 못한 것이라고 오랜 기간 동안 생각해 왔다. 예민하면 나만 힘들다는 어머니의 말이 그러한 영향을 끼친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하는 모든 생각과 느끼는 감정에 정당성을 내가 아닌 타인에게 두었다. 나의 상황과 생각, 감정을 말했을 때 타인이 긍정으로 답하면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느껴도 되는 것이라고 확신을 가졌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나의 내면에서 충돌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내가 옳다고 느끼는 것은 A인데 사람들은 B가 옳다고 말하니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 나는 내가 이중적인 사람이라고 느끼기 시작했다. 단단하지 않았던 마음은 그로 인해 무너지기 시작했다. 마음을 다시 재정비하면서 내가 생각한 것은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포기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사람마다 옳다고 느끼는 것은 다를 수 있으니 나는 내가 생각하는 옳은 것을 쫓아가자는 것.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 있다고 한들 휘둘리지 않고, 상처받지 않는 것, 내가 나를 부정하지 않는 것. 그것이 내가 나의 마음을 재정비하면서 깊게 새긴 것이다. 나는 아직 완전히 단단해지지 않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어느 날 누군가 내게 그랬다. 나의 멘털이 그리 약하지 않다고 말이다. 아무리 강한 무언가도 계속 충격을 가하다 보면 금이 가고, 부서지기 마련이다. 내 마음은 그랬던 것이다.
별일 아닐 거라 했지?
반짝여 세상을 비춰
어기지 않은 약속
태양이 건네줬던 힘
어떤 누구의 얘기도
기꺼이 미소 짓도록
단단한 내가 되기를
하늘 담은 바다처럼
-윤하, 태양물고기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