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멈추면 불안한 때가 있었다.
복잡한 마음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버린 후였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그렇게 보냈다.
글쓰기를 멈춰도 괜찮았을 때가 있었다.
학교 생활에 매일이 바빠서
취미활동은 호사일 정도로
쉬는 것도 겨우 했을 때였다.
글쓰기가 걱정된다.
내 생각으로 써지는 글들로
누군가 상처받지는 않을까,
기분이 상하는 건 아닐까,
위로는커녕 걱정만 늘어나버리는 것은 아닐까.
글쓰기가 조심스럽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내게는 아직까지 없어서는 안 되는 것 중 하나다. 사춘기로 힘이 들 때 시작했고, 힘든 시기를 그렇게 지나와서인지 나는 아직까지도 머릿속이 복잡하고 마음이 울적할 때면 펜과 노트를 꺼낸다. 가족들에게 내색할 수 없던 사춘기를 보낼 때 글로 머릿속에 있는 것들을 모두 꺼냈다. 단순히 힘들다는 투정부터 부정적이고, 위험한 생각들까지 글로 적었다. 그렇게 꺼내놓고 나면 한결 감정이 정리되고 가라앉았다. 중학생 때 시작한 글쓰기는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았다. 글을 쓰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내가 어찌 될 것만 같아서 불안하고 무서웠다. 그래서 꼭 하루에 하나씩은 써서 스스로를 가라앉혀야 했다.
대학교에 가서도 내 글쓰기는 계속되었다. 당시에 원하지 않는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외로움이 더욱 늘어서 그것을 해결해보고자 함이었다. 그렇게 반 학기를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쓰고, 반 학기는 생각이 어지러울 때 정리해보고자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주변의 눈을 생각하지 않고 다양한 SNS에 썼다. 다음 학년이 되었을 때 그 해의 나는 매우 바빠졌다. 동기들, 후배들 몇 명과 큰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고, 졸업 학년이 되어서 매일이 정신없었다. 이런저런 과제들과 시험 준비, 실습, 프로젝트 회의와 활동들로 내 매일이 가득 채워졌다. 주말이라고 쉴 수 없는 날도 많아서 나의 취미이자 생존방법이었던 글 쓰기는 정말 호사라고 할 수 있는 정도였다. 글을 쓸 수 있다면 그건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나 가능했는데 그때는 정말 머릿속이 가득 차서 더 이상 다른 것들의 집중할 수 없을 때 즈음이었다.
도서관 일을 시작하고 문예창작학과를 사이버대에 편입해 배우면서 글을 쓰는 날은 거의 없어졌다. 그 시기에 나는 일과 학교 과제에 몰두해야만 했고, 내가 무슨 글을 쓸 수 있을지도 잘 몰라서 막막했다. 이전에 내가 쓰던 주변의 눈을 생각하지 않고 써 내려가던 글이 제대로 된 글이 맞을까 다시 보고, 생각하게 된 것이었다.
마음이 답답하면서도 그것을 꺼내는 방법이 전과 다르게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고민하다가 내 생각을 짧으면 짧게, 길면 길게 써보자고 생각했다. 표현이나 내용이 전보다 알차고, 무게도 조금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던 것 같다. 처음에는 어려웠으나 점점 익숙해졌다. 그리고 다시 재미가 있었다. 그렇게 얼마를 썼을까, 글을 쓰는 것이 조금 걱정되기 시작됐다. 나는 나의 글이 내게 위로가 되는 만큼은 아니라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었는데 혹시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고,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조심스러워졌다. 또,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 정말 위로가 되고 공감할 수 있는 글이 맞는지 궁금했다. 그 후로 나는 글을 쓸 때 무언가 전과 달라졌다. 나의 생각을 쓰되 읽는 사람을 같이 생각하게 된 것이다. 어쩌면 주위를 살피게 되어서 조심성이 늘어난 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저 한 명이라도 제대로 된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