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나의 것, 내 선택

by DAON 다온

누구의 것도 아니고 내 것이었다.

나의 것.

당연스럽게 해 온 선택이

나를 기쁘게 할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기쁘게 하고

걱정하지 않게 하려던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내가 없어진 것 같았다.


'나는 누구지?'

내가 생각하는 그날에는

'나'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도서관에서 일을 하면서 소설을 쓰고 있을 때 나는 문득 '내가 계속 도서관에 있어야 하나?', '나는 글 쓰는 일을 하고 싶은데 병행이 가능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동시에 글을 쓰려면 이런저런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나는 그런 경험이 없었다. 지나온 날들을 되짚어보았다. 친구들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여행을 다닐 때 나는 뭘 했을까 생각해보았다. 대학생이 되고 대학생활을 하면서 주말에는 절에서 선생님으로 아이들과 보내고, 편입 후에도 도서관 계약직과 공부를 병행하면서 보낸 것이 전부였다. 그렇게 20대의 반 가까이를 보냈다. 매우 안정적인 삶이긴 하였다. 안정적인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좋은 시간이었으니 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건전하고 안정된 날들을 선택한 이유가 부모님에게 걱정을 끼치기 싫고, 알아서 잘하는 자랑스럽고 떳떳한 딸이 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는 것을 도서관 일을 계속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면서 알게 되었다.

나의 결정에 가장 크게 미치는 것이 '부모님이 일단 만족하면 돼.'라는 생각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고나니 내가 언제든 내가 먼저인 선택을 했었나 싶어졌다. 누구도 대신 살아주지 않은 나의 삶인데 내가 먼저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오로지 나만 생각하고 하고 싶은 대로 해보기로 했다. 첫 번째, 도서관 계약직이 끝나면 도서관을 떠난다.', 두 번째, 커피를 배우고 바리스타가 되겠다.', 세 번째, 꾸준히 글을 써서 작가가 되겠다.' 이 세 가지가 내가 하고 싶은 것이었다. 결정을 내리고 어머니에게는 통보아닌 통보를 했다. 돌아오는 답은 조금만 더 도서관에 있으면서 안정적으로 돈을 모은 뒤 작가가 되면 안 되겠느냐며 반대하셨지만 나는 확고했다. '아니,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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