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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남 카라 Jul 23. 2024

7. 흙 속에서 인생의 진주를 찾는 혜안 갖추기

  사람들은 너도나도 멋진 세상의 진주를 원한다. 하지만 모두가 얻고자 애를 쓰는 세상의 진주는 우리의 손길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세상이 인정하는 진주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와 경제적 비용을 치러야 한다. 그렇다면 경제적 비용을 치르기 쉽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은 세상의 진주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걸까? 이런 궁금증을 마음에 담아두고 진주가 가지는 특성을 감안하면서 흙 속에서 진주를 찾는 현명한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세상의 진주는 멋진 연인이나 노련한 삶의 멘토 일 수도 있고, 멋진 스포츠 카나 강남의 한강변 최고급 아파트이기도 하다. 또한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줄 투자대상이나 큰 성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사업기회 일 수도 있다. 즉 인간이 욕망하는 모든 대상이라고 보면 된다. 세상이 욕망하는 세상의 진주는 희소하고 만족도가 높아서 경쟁이 아주 치열하다. 


  세상 사람들이 인정하고 욕망하는 진주는 자신의 위상에 걸맞은 대우를 공개적으로 요구한다. 백화점의 명품처럼 사람들의 시선과 화려한 조명을 받으면서 자신의 가치를 십분 전시한다. 이런 진주의 위세는 일반 사람들을 기죽게 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진주를 손에 쥘 능력이 되는 사람들은 진주가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대가를 치르면서 진주를 얻으면 된다.  


  그렇다고 대가를 치를 능력이 없는 우리도 낙담할 필요는 없다. 세상이 욕망하는 진주보다 더 매력적인 진주들이 흙 속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흙 속에 있는 진주에게는 아무도 줄을 서지 않는다. 이런 흙 속 진주의 매력은 세상도 모르고 진주 자신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흙 속의 진주는 경쟁도 없고 대가를 원하지도 않는다. 단지 흙 속의 진주를 알아볼 수 있는 혜안만 갖추면 된다. 흙 속의 진주는 자신을 알아봐 주고 선택해 준 당신에게 오히려 평생 감사한 마음을 가질 것이다. 



  현대인들은 언제부터인가 본질을 파악하는 힘을 잃었고 이런 틈을 타서 자기 전시형 진주들이 판을 치고 있다. 우리는 가짜 진주가 진짜 진주 노릇 하는 대중의 욕망에 놀아나지 않기 위해서는 역시 진주의 본질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실제 삶의 현장에서 진주의 본질을 파악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가 않다. 하지만 진주의 본질을 파악하고자 꾸준히 노력을 하다 보면 적어도 가짜 진주를 식별할 수 있는 안목은 생긴다. 그것이 진주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있어  중요한 첫걸음이다. 


  사람들이 본질보다는 욕망에 열광하다 보니, 가짜가 진주의 가면을 쓰고 신화속 사이렌처럼 사람들을 유혹한다. 사람들도 가면을 쓴 가짜 진주를 진짜 진주라고 철석같이 믿고 살아간다. 세상이 정품이라고 인증하고 있는 마당에 믿지 않을 수 없지만 정품 인증의 주체는 모호하다. 집단적으로 타인의 욕망을 욕망화하는 대중이 인증의 주체인 것이다. 이런 가짜가 진짜 되는 혼돈의 세상에서 '진주의 본질이 아닌 것 같다는 감'이 가짜 진주를 골라낼 수 있는 안목을 제공한다. 


  진주의 본질은 문화나 유행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 내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진주의 본질과 특성을 좀 더 구체적으로 그려 보기 위해, 먼저 가면 쓴 가짜 진주들이 보이는 성향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가면을 쓴 가짜 진주들은 '자기 전시', '특권 의식' 그리고 '보상 요구' 등의 특성을 보인다. 


  가짜의 가장 큰 특성은 자기 전시다. 진짜보다 더 진짜처럼 보이는 가면을 쓰고 끊임없이 자신의 상품성을 전시하면서 세상을 유혹한다. 이런 가짜의 자기 전시는 욕망을 좇는 대중의 욕구를 만족시키고, 대중은 가짜에게 정품 인증 마크를 부여해 준다. 


  대중의 욕망을 먹고 사는 마케팅 자본주의는 가짜 진주가 활개 칠 수 있는 공간을 활짝 열어주었다. 가면 뒤에 자신의 결핍을 숨기고 있는 가짜는 자신의 본 모습을 들키지 않기 위해 자기 전시에 필사적으로 매달린다. 충만함이 내재되어 있는 진짜 진주에게는 자기 전시가 필요 없다.  


  가짜는 자신이 쓴 가면에 특권을 부여한다. 특권의식은 내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자기 위로의 성향을 가진다. 누군가와 잠시만 대화를 해봐도 그가 특권의식을 갖고 있는지 파악된다. 가짜들은 자신의 이런 특권의식을 자존감의 표현 또는 귀족적 성향이라고 포장한다. 그런 가짜의 포장지인 특권의식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가짜는 자신의 가면이 만들어내는 욕망이란 상품에 부합하는 보상을 요구한다. 보상은 심리적이고 물질적 보상을 모두 포함한다. 자기 성공과 능력을 과시하지 못해 안달인 또 다른 유형의 가짜들이 가짜 진주에 엄청난 비용을 지불한다. 이는 또 다른 의미에서 '베블런 효과'라고 이름 붙여도 될 듯하다.  


  결론적으로 가짜 진주는 '자기 전시', '특권의식', '보상 요구'라는 특성을 모두 장착한 마케팅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시대적 괴물이다. 가짜를 잘 골라내다 보면 진주의 본질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미켈란젤로는 피에타 상을 조각할 때 조각상이 부각될 수 있도록 주변의 불필요한 것들을 깎아내는데 집중했다고 한다. 진짜 진주를 만나기 위해 불필요한 가짜 요소들을 잘 정돈하는 게 중요하다.    


  이제 가짜 진주의 특성을 마음에 염두에 보고 진주의 본질에 접근해 보자. 이 부분은 많은 관찰과 성찰이 필요한 부분이고 어떤 분야의 진주인지에 따라 조금씩 모습을 달리한다. 하지만, 몇 가지 공통된 특성을 보인다.


  진주의 본질은 대상이 사람인 경우에는 내적 가치이며 사물인 경우에는 내재가치를 말한다. 사람의 내적 가치는 '겸손', '배려', '검소', '통찰', '충만', '주인의식', '결핍의 승화' 등의 속성을 가진다. 현대사회는 사람들의 내적 가치보다는 사회가 부여한 역할이나 직위 같은 '역할 가치'나 외적 욕망을 불러오는 '전시 가치'에 열광한다. 사랑과 인간관계에서 사람의 내적 가치에 집중해 보면 의외로 흙 속의 진주를 발견할 수 있다.


  사물의 내재가치는 사물 자체가 가지는 본질 가치를 말한다. 사물은 내재가치 이외에도 인간이 부여한 욕망 가치가 가지고 있다. 사물의 내재가치와 욕망 가치를 잘 파악하면 현명한 소비와 투자에서 흙 속의 진주를 발견할 수 있다. 


   많은 소비자들이 마케팅 자본주의가 불어넣은 욕망 가치에 많은 비용을 지불한다. 하지만, 욕망 가치는 자신의 현재 결핍을 해소하고 싶은 욕망의 노출일 뿐이다. 명품이나 물질소유를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자신이 허영기 많은 사람이란 걸 실시간으로 중계할 가능성이 높다. 소비생활에서 욕망 가치를 적절하게 빼내고 내재가치에 집중하면 현명한 소비자가 될 수 있다. 


   진주의 본질을 파악하고 검증했다면 다음은 자신만의  진주를 정의해야 한다. 진주도 중요하지만 나만의 성향과 선호도가 반영된 나만의 진주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진주에 대한 확신을 명확해야 진주를 찾는 본 게임에서 망설이지 않는다. 'One shot, One Kill'이 가능하려면 평소에 꾸준히 자신만의 진주에 대한 자기 확신을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진주는 뭔가 특별한 곳에서 운명처럼 만날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흙 속의 진주는 내 주변에 예전부터 있었다. 다만, 내가 진주를 알아볼 수 있는 혜안이 없었을 뿐이다. 


  한 분야에서 진주를 찾아본 사람은 다른 분야로 이를 확장해 나갈 수 있다. 한 분야의 흙 속의 진주 찾기를 삶 전반의 분야로 확장시켜, 자신의 삶에서 욕망하는 부분의 본질을 찾는데 집중한다면, 삶은 단순하고 간소화해질 것이다.  


    지금까지, 흙 속에서 진주를 찾는 혜안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이 과정을 부모가 직접 적용해 보고, 자녀의 연애, 자녀의 전공분야 등을 대상으로 자녀에게 흙 속의 진주 찾기 과정을 가이드 해주자. 부모도 자녀도 이 과정을 통해 많이 배울 수 있고, 삶의 전 분야로 확장해 적용해 볼 수 있는 통로가 열릴 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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