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완전한 삶이 아닌 온전한 삶으로 나아가기

  현대 사회는 언제부턴가 이성적 완전함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빛 안에서 그림자는 설자리를 잃었고, 긍정성이 미덕으로 칭송받는 세상 속에서 부정성은 길을 잃었다. 진보는 절대적 진리로 추앙받지만, 전통은 곰팡이 냄새나는 구식으로 치부되고 있으며, 깨끗함은 문명의 상징이 되었으나 더러움은 미개함으로 배척당하고 있다. 이처럼 오늘날의 사회와 개인은 온전함이라는 균형보다는 완전함이라는 이상을 추구하며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다.  

  그러나 빛과 그림자, 긍정과 부정, 진보와 전통, 깨끗함과 더러움이라는 양극성은 결국 서로 연결된 양면으로서 존재한다. 완전함이 양극성의 한쪽 면만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온전함은 그 양극성의 전부를 수용하는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현대사회는 완전함을 추구함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많은 사회적 갈등과 폭력, 분열과 증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완전함을 향한 이 끝없는 추구가 진리라면, 사회는 더 완전해지고 통합되어야 하는데, 왜 우리는 점점 더 불안정하고 불완전해지고 있는가?

  청춘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이 꿈꾸는 삶은 완전함인가, 아니면 온전함인가? 현대 사회는 완전함이라는 목표를 내세우며 끊임없는 경쟁과 성취를 요구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빛과 그림자가 공존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긍정적인 모습만 강조하고 부정적인 면은 억압하는 삶은 불완전한 인간 본성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 과연 이 길이 진정으로 행복과 성장을 보장할 수 있을까?

  대기업 입사를 목표로 삼은 취업준비생 A는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온갖 자격증과 어학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토익 900점, 토플 고득점을 기록했고, 코딩 자격증과 MBA 과정까지 수료했음에도 여전히 자신이 경쟁자들에 비해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는 스스로를 끊임없이 몰아붙이며 '더 완벽한 스펙만 갖추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에 사로잡혀 있다. 하지만 그는 친구와의 약속을 잊은 지 오래고, 가족들과도 대화가 단절되었다. 내면의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자신이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인정받지 못할까 두려워 밤잠을 설치는 일이 잦아졌다.

  대학생 B는 SNS에서 팔로워 수가 10만 명에 달하는 인플루언서다. 그녀의 계정은 언제나 화려한 여행지, 고급 레스토랑, 완벽한 외모를 자랑하는 사진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수진은 실제로 친구들과의 모임에서조차 자신의 사진을 어떻게 찍고 편집해야 할지에만 신경 쓴다. 한 번은 오랜 친구와 여행을 갔지만, 끊임없이 사진을 찍고 게시물을 올리느라 정작 여행 자체를 즐기지 못했다. 수진은 늘 '완벽하지 않으면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줄까 봐'라는 두려움을 느끼며, 진정한 관계보다는 이미지 관리에 몰두하는 자신을 점점 고립시켜 가고 있다.

  스타트업을 창업한 C는 회사를 성공시키기 위해 매일 16시간씩 일하며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다. 그는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하면 투자도 유치하고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목표로 팀원들에게도 강한 압박을 가하며 자신 또한 쉴 틈 없이 노력한다. 그러나 투자자와의 미팅에서 몇 차례 실패를 경험한 후, 그는 자신을 철저히 비난하며 '내가 더 잘했어야 했다'는 자책에 빠진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는 심각한 불면증과 번아웃 증상을 겪고 있으며, 팀원들과의 관계도 점점 악화되고 있다. 완전함을 추구했던 그의 이상은 결국 자신을 지치게 만들었고, 팀의 사기를 저하시켰다.

  위 사례들은 완전함을 추구하며 내적·외적 균형을 잃은 청춘들의 현실을 보여준다. 이들은 모두 '완전함이 행복과 성공을 보장할 것'이라는 믿음 아래 스스로를 끊임없이 몰아붙였지만, 그 과정에서 관계의 단절, 자존감의 하락, 심리적 고립이라는 부작용을 경험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와 청춘들이 마주하는 이러한 부조리한 문제들은 어떻게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까?  완전함이 아닌 온전함을 추구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야말로 이들이 겪는 문제의 해답이 될 수 있다. 완전함이 아닌 온전함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내면의 수용과 외부와의 조화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삶의 태도가 필요하다. 이는 삶의 양극성을 인정하고, 개인의 내적 성장과 관계의 회복을 목표로 삼는 구체적인 실천을 포함한다. 아래의 방법과 사례들은 이러한 접근법을 뒷받침한다.

내면의 수용을 통해 자신의 그림자와 직면하기  

  온전함을 추구하는 균형 잡힌 접근에서 중요한 첫걸음은 자신의 약점과 한계 등 자신의 그림자와 마주하는 것이다. 대기업 입사를 목표로 한 취업준비생 A는 스펙 경쟁에 몰두한 나머지 자신의 내적 불안을 외면했다. 완전함을 향한 집착 대신 자신의 부족함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가질 때 비로소 그는 진정한 내적 성장을 경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취업과 직접적으로 관련 없는 봉사활동이나 취미를 통해 자신을 재발견한다면, 그는 외적 성취에 덜 의존하며 이미 충분히 가치 있는 존재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진정성을 기반으로 소통하여 관계 회복하기

  또한, 현대인은 타인에게 보여지는 이미지에 집착하면서 관계의 본질을 잃기 쉽다. 대학생 B는 SNS에서의 화려한 삶을 유지하려 애쓰며 진정한 소통을 잃어가고 있었다. 불완전한 자신을 드러내고 진정성을 바탕으로 사람들과 소통할 때 그녀는 온전함에 가까워질 수 있다. 하루 정도 SNS에서 벗어나 친구들과의 시간을 온전히 즐기거나,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공유하는 변화는 타인과의 관계를 더 깊고 의미 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균형 있는 목표 설정 하기 

  스타트업 창업자 C의 사례는 완벽함을 추구하는 과정이 어떻게 개인과 조직 모두를 소진시키는지 보여준다. 그는 완벽한 서비스를 목표로 삼기보다 팀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현실적인 단기 목표를 설정하며 실패를 성장의 기회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배워야 한다. 팀원들과 주기적으로 비공식적인 대화의 시간을 가지거나, 성취와 실패를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그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명상과 자기 반성을 통해 내면의 평화 찾기

  온전함을 추구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명상과 같은 내면 성찰을 통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끊임없이 생산성과 성과를 요구하지만,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은 불안과 스트레스를 줄이고 온전함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한다. 하루 10분의 명상은 심리적 안정을 가져다줄 뿐만 아니라,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예술과 창작을 통해 자기 표현하기

  예술과 창작은 자기 이해를 돕는 강력한 도구로 작용한다. 완벽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던 B는 그림, 글쓰기, 음악 등 창작 활동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며 본질적인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은 자기 수용을 도와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신과 마주하게 한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는 온전함을 선택한 삶의 사례를 보여준다. 키팅 선생님의 가르침을 통해 학생들은 기존의 경직된 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목소리와 꿈을 찾아간다. 이처럼 온전함을 추구하는 여정은 불완전한 현실을 수용하며 자신의 길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청춘은 스스로를 발견하고 세상을 배워가는 시기다. 하지만 완전함만을 추구하는 삶은 우리를 끊임없는 경쟁과 불안으로 내몰며 본래의 자신을 잃게 만든다. 빛과 그림자, 긍정과 부정을 모두 품어내는 온전함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 진정한 성장과 행복은 이 균형 속에서만 발견될 수 있다.

  청춘들이여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삶의 방향을 정할 때이다. 완전함이 아닌 온전함을 목표로 삼고 내면의 빛과 어둠이 조화를 이루는 풍요로운 삶을 만들어가길 바란다.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깊고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진정한 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