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커리어로서의 헬스케어 마케팅

이 일을 정말 계속해도 괜찮은걸까?

나는 제약회사에서

영업 5년, 마케팅 7년,

벌써, 12년차에 접어들면서 많은 직장인드로가 같이, 같은 질문을 하게 되었다.


“이 커리어, 앞으로도 성장할 수 있을까?”

“지금이 정체 구간은 아닐까?”

"내가 이 업무에 정말 잘 맞는걸까?"


사실 이런 질문은 불안의 신호라기 보다, 내가 이 업무를 해보았기 때문에 좀 더 생각이 많아진 성숙의 사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시점엔 그래 어짜피 이길로 왔으니 계속 열심히 해보자가 아니라, 이제는 어떤 방향으로 나의 전문성을 업계 안에서 더 가져가고, 회사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될 것인지에 대한 분석과 고민이 필요하다.



먼저 일하는 환경부터 살펴 보고 싶다.

우리가 헬스케어 회사에서 일하려면, 결국 선택지는 2개이다. 국내제약/의료기 회사 VS 외국계글로벌제약/의료기회사의 한국 지사이다. 무엇이 가장 큰 차이일까? (연봉 처우 이런 건 배제하고 업무만 고민해보았다.)


외국계 제약사 한국 지사

장점

역할 정의가 명확하므로, 향후 이직이나 전문성 개발에 도움이 된다.

글로벌 기준의 시야 확장이 가능하다.

포트폴리오 중심으로 커리어 설계 가능하다. 단순히 제품 1개만 아는 브랜드 담당자가 아니라...


한계

디렉터 이상 포지션이 매우 제한적이다. 한국 지사의 경우 본사의 모든 컨트롤을 따른다. 그러므로 인력 배치 및 채용 진급까지도 본사의 승인 없이는 자율성이 존재하지 않기에, 승진 또는 다음 기회로 올라가기 어렵다.

글로벌에서 내려오는 전략’을 실행하는 구조이다. 요즘은 나라별로 많은 인사이트를 모아 글로벌 전략을 짜지만, 선진국이라 알려진 우리나라도 글로벌 시장에서는 전략의 메인에 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의사결정 권한이 제한될 수 있다.


그러므로 전략적 사고를 좋아하고, 좀 더 마케팅 스러운 마케팅 경험이 필요한 사람, 글로벌 진출의 커리어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은 사람에게 외국계 기업의 한국 지사가 적합하다.


국내 제약사/의료기기사

장점

빠른 의사결정이 특징이다. 한국이 본사이므로 바로바 실행이 가능하다.

회사에서 인정받는 경우, 바로 경영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한계

체계보다 개인 역량 의존한다. 아무래도 국내 제약사는 대기업들 보다 시스템이나 교육 체계등이 부족하다.

대부분 국내헬스케어 회사들은 독자적인 오리지널 제품이 적고, 카피약이나 판매대행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마케팅의 전략적 위상이 낮고 마케터임에도 영업부 같이 일하는 경우가 꽤 많다.

수직적인 구조로 까라면 까 문화가 만연하다.


그러므로 조직 내 영향력을 키워 빠르게, 경영진 레벨로 올라가고 싶거나, 사업 전반의 운영을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 국내 회사는 적합니다.



다음은 제약 마케팅 커리어의 현실적인 커리어 패스를 한번 알아보자, 나 역시 아래와 같은 패스를 걸어왔다. 단 나는 12년동안 외국계 회사만 다녔기 때문에, 그 경험을 기반으로 정리 하였다.


처음 마케팅 포지션으로 시작할 수 있는 포지션은 주니어 포지션이다.

(1) Junior Brand Manager (회사에 따라 Associate Brand manger, Marketing Assistant 라고 부르기도 한다. )


이 포지션의 가장 큰 책임과 역할은, 실행이다. 전략적인 방향성과 숫자는 주로 시니어 마케터들이 다룬다. 주니어들은 이 결과를 기반으로 국내에서 진행해야하는 프로모션의 오퍼레이션을 주로 담당한다.


그러므로 주로 자료(슬라이드, 브로셔, 판촉물)제작, 캠페인 운영에 필요한 시스템 진행, 현장 홍보 지원등이다. 이 시기를 보통 2년 정도 거치게 된다. 이 시기에 많이 하는 착각은 이러한 실행과 운영이 마케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마케팅에서 Tactic이라고 부르는 프로모션 캠페인은 전략의 결과물일 뿐 이게 우선이 되면 안된다.


이 시기엔, 주로 실수 없이 이러한 오퍼레이션을 잘 굴리는 지, 내부 이해관계자 (영어부, 의학부, 사수 마케터)들과의 커뮤니케이션 협업 태도를 주로 평가한다. 이 시기를 잘 넘기지 못하면 향후 브랜드 매니져로 승진한 이후에 주니어에게 업무 지시가 어려워진다.


(2) Brand manger - Senior Brand Manager

이 단계가 우리가 보통 말하는 본격적인 헬스케어 마케터이다. 연차와 역량에 따라 시니어가 붙는다.

(보통 업계 경력 10년차 정도가 되면 시니어 진급 대상이 되고, 회사마다 정해진 TO에 따라 진급심사를 통해 시니어로 승진한다.)


이 때부터는, 포지션 이름 그대로 나는 "브랜드 전략의 설계자" 이다. 숫자에 대한 책임 (매출, 점유율, 예산)과 오너쉽을 갖게 되고 이를 토대로 단기/중장기 실행 전략과 방향성, 그리고 방법론을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 보통 글로벌 제약회사 마케터 들은 이 시기에, 글로벌 전략을 로컬라이제이션 하고 국내 많은 에이전시와 협업하고 매년 전략을 수정한다. 또한 한국의 좋은 성공 사례나 글로벌 전략과 다른부분을 본사에 역으로 보고 해 예산이나 투자를 받는 역할도 겸한다.


하지만 이 때 부터, 모든 부서의 요구가 마케터에게 몰리게 되고, 책임과 질타 역시 마케터에게 몰리게 된다. 그 만큼 브랜드 매니져는 마케팅의 컨트롤 타워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그만큼의 보상도 따라온다. 대게 마케팅의 야망이 있는 사람은 시니어 레벨까지 성장하고, 이 시니어레벨 부터 다음 커리어 패스가 나눠지게 되고 많은 고민을 하는 시점이다.


실행형 마케터와 VS 사업 책임자 - 사업책임자로 가지 못하면, 결국 시니어 브랜드 매니져로 커리어를 종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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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Marketing Manager / Group Brand Manager

흔히 국내 제약회사에서는 마케팅 팀장, OO질환 마케팅본부장 등으로 불린다.

이 때부터는 중간관리자로서, 브랜드 뿐 아니라 팀 내 사람을 관리하고 브랜드간 포트폴리오를 관리한다. 이미 이 시점까지 왔다면 개인의 역량은 보여준 것이고 이 제부터는 의사결정 및 조직관리등이 평가 기준이 된다.


주로 팀내 브랜드 우선순위, 인력 배치, 예산 배분, 우선순위 설정등을 담당하고 어떤 결정을 했는가를 통해 커리어가 결정되는 시기이다. 최근엔 외국계 제약회사에는 해당 포지션과 같은 중간관리자를 없애는 추세이므로, 앞으로는 마케팅 내에서 사람관리 경험을 하기엔 어렵기 떄문에, 다른 부서를 통한 피플 매니징 경험을 쌓는것도 좋은 커리어 방향일 수 있다.


(4) Director / Head of Marketing / Business Unit Head

흔히 이 때부터는 우리가 임원이라고 부르는 자리이다. 회사 전체 전략 안에서 마케팅을 위치시키는 역할이 면서, 글로벌 팀, 재무팀, 법무팀, 엑세스팀, 메디컬팀 헤드들과 협상하는 임원진의 역할이다.


여기까지 올라온 사람들은 대부분 숫자를 읽고, 정치적 갈등을 회피하지 않지만 또 한편으로 적을 만들지 않는다. 그리고 단순히 부서만을 대변하지 않고 경영의 관점에서 회사를 바라본다.



마케팅 이후의 선택지는 있을까? : “마케팅만 하다 끝날까?”

12년차 이후 나같은 시니어에겐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과거와 달리 이제 커리어 패스는 하나만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위로 올라간다는 건 사실상, 실력은 기본이고 운과 사람 타이밍이 모두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분명 회사 생활에서 위기가 오고 잘 풀리지 않는 시기가 온다. 이럴 때 "에잇 난 마케팅이랑 안맞나봐 하고 포기하기 보다는 그 경험을 다른 루트로 활용할 수 있다."


선택지

1) General Management / BU Head

마케팅 기반의 가장 이상적인 확장

단, 숫자와 사람 관리 경험이 필수이므로 커리어 패스 내에 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걸 넣어야 한다.


2) New Product Planning / Portfolio Strategy

전략형 마케터의 자연스러운 이동

장기적 커리어 안정성 높으나, 메인 포지션이 아니므로 커리어 패스내 디렉터 성장의 기회를 꼭 잡아야 한다.


3) Market Access 연계 커리어

직접 이동보다 하이브리드형 마케터로 진화

향후 가장 희소한 인재 유형이다. 업계에 많이 존재하지 않는다.


4) 컨설팅 / 헬스케어 스타트업

브랜딩·시장 분석 경험이 강점이므로, 이직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

단, 연봉·안정성은 재설계 필요


5) 평생 마케터 할수 있을까?

→ 쉽지는 않다. 나이가 들면 트렌드나 이해도가 떨어진다. 그러므로 ‘브랜드 관리자’가 아니라 ‘사업가형 마케터’로서 Advisor로서 설계형 마케터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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