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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감자 Jan 31. 2023

엄마

일상다반사 ep.3

분명히 엄마가 잘못한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 방학 동안 엄마가 돌봐주며 생긴 일이라 화를 내기도 민망하다.

끓어오르는 화를 꾹꾹 누르고 사무실을 나와 전화를 걸었다.


엄마가 사과하면 될 문제였는데

오히려 당당한 척, 아무 잘못 안 한 척하는 모습에

나도 결국 화를 내고야 말았다.


하루종일 맘이 편하지 않았다.

화도 나고, 미안하기도 하고, 이해도 안 가고,

그러다가 또 안쓰럽고.

내일 아침 엄마를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 고민했다.


싱숭생숭한 마음에 책이나 읽자 책을 펴는 순간,

딸이 손수 만들어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갈피가 보인다.


사랑해.


딸이 써준 못난 글씨에 사랑이 엄청 담겨있다.


나도 우리 엄마 사랑하는데.


맘이 다 녹아내려갔다. 망설임 없이 바로 엄마에게

전화를 다시 걸었다.


엄마 미안. 사랑해.


[아들아, 사랑하는 사람에겐 져줘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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