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님, 한 번만 안아보자."

by 뚝이샘


“우리 선생님…
나 선생님 한 번만 안아보자.”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이제 졸업하면 선생님 못 보잖아…
이제 수학 공부 하고 싶어도 못하겠네…”


그 말을 하신 분은 칠십을 훌쩍 넘긴
성인학생이다.


한평생을 살아오신 분이
아이처럼 말을 건네는데,
나는 그저 웃으며 안아드리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나는 그동안 내가 가르치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을, 학생들을, 삶을...


그런데 특별한 우리 학교에 와서 알게 되었다.

누군가는 뒤늦게 용기를 내어
교복 대신 평상복을 입고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온다는 것을.


누군가는 한 번도 풀어보지 못했던 문제를
칠십이 넘어 처음 풀어본다는 것을.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선생님’이라는 이름을 가진 누군가에게
마음을 맡긴다는 것을.



나는 그저 내 자리에서 정성을 다했을 뿐인데,

그 정성이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마지막 학교에서
남기고 싶은 추억이 되기도 한다.



졸업은 우리 학생들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나는 학생들을 보내며 사람의 마음을 배우고,
늦지 않았다는 용기를 배우고,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를 배운다.



그래서 오늘도 내가 쓰일 수 있는 이 자리가
참으로 고맙다.



그리고 그날, 선생님 한 번 안아보자는 그 말은

내가 오래도록 마음에 품고 살아갈 하나의 장면이 되었다.


— 뚝이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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