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화분

by 선우

다 죽은 뼈마디가

아른아른 알음알음

시간을 핥고 있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파르르 떨리는 잎사귀는

이리저리 흔들흔들

바람에 맞춰 동작을 더한다


비쩍 마른 생각은

짜내서 나올 한 방울도

더 이상 남아있지 않겠만


계절 사이 흔들리는 나의 아픔은

죽어버린 화분의 고독에도 미치지 못한다


속죄한다


하나의 생명이 있다면

한 명의 고독이 생긴다

1억 개의 생명이 눈을 뜨면

1억 개의 고독이 눈물짓는다


그중에 하나일 뿐인 나는

오늘도 서러워 맺힌 눈물 떨궈내기 바쁜데

생을 잃고 죽어가는

화분의 잎사귀는 힘을 다해

투박한 결의 가지에 꿋꿋이 붙어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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