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란 책갈피

by 선우

심장 안 깊숙한 늪지대에서

너라는 이름을 샅샅이 긁어

허우적대는 상실을 건져낸다


멍울지는 눈가에

또글거리며 달려있는 미련은

삼가, 당신의 행복을 비는 바다


머릿속에 가득 찬 눈물이

산소를 끊는 날들이 지속되고


뇌의 총량은 정해져 있어서

적재할 수 있는 추억도 선별된다


내가 보고 싶은 모습만 기억하는

당신의 소박한 얼굴이


삶이란 책장 속 유일한 책갈피이다


당신은 내 인생에 책갈피처럼 꽂혀있다

아직도


반복되는 월부터 금까지

까무룩 하고 잊어버린 당신 얼굴이더라도


익숙한 길을 걸으며

귀에 익은 음악을 듣다

문득

멈춰 서서

옛 우리의 모습이 함께 서 있었던

수줍었던 가로등 뒤로


내 마음 책갈피에 꽂힌

당신과 닮은 소박한 달이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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