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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수난 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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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던컨 Jan 04. 2023

수술 마친 당일

난생처음 마약


눈을 떠보니 덜컹덜컹 이동침대가 움직이면서 수술장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입구 대기실에 있던 집사람과 어머니가 침대 으로 와 손을 잡는 게 느껴졌는데

수술 들어갈 때 못 와봐서 미안하다. 수술받느라 고생했다 뭐 그런 의미의 핸드인핸드였다.


실로 내 침대가 들어가면서 웅성거리던 소리가 멎고 내게 이목이 집중되는 게 느껴졌다.

아침에 수술받으러 간 친구가 돌아왔다며 다른 환자와 보호자들의 눈길이었다.

한 무게 하는 나를 이동침대에서 병실 침대로 이리저리 꼬인 호스를 정리하며 눕힌 뒤 바로 병동 의료진여러 안내사항이 시작되었다.


먼저 내 몸에 연결된 여러 호스의 용도를 알려줬는데 당분간 금식이니 영양분을 공급하는 호스, 약품이 들어가는 호스, 그리고 소변이 나오는 호스가 있고 마지막으로 통증이 아주 심하면 진통제를 투입하는 호스와 투입 버튼을 알려줬는데 과다투입을 방지하고자 투입 후 일정시간이 지나야 다시 충전되어 투입이 된다고 했다.


아무튼 여러 안내 사항을 받고 나니 그제야 서서히 마취가 풀려가며 통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통증 저절로 인상을 그리게 만들었고 날카로워진 신경에 침대 높이를 높였다 낮췄다 하다가 이래도 저래도 불편한 높이라며 애높이 조절 리모컨을 집어던지곤 했다.


수술 후 통증은 난생처음 느껴보는 고통이었다.

칼에 베였을 때 느껴지는 고통은 신체의 표면에서 전달되는 통증인데 이 경우에는 배에 구멍을 여러 개를 낸 데다가 그 구멍 안으로 파고 들어가 신장을 도려낸 터라 몸속 저 깊은 곳에서 밀려오는 통증이 느껴지면 신장 단면이 잘라내고 단면을 오므려 실로 꿰매어놓았을 수술방법 이미지가 연상이 되어 온몸을 뒤틀게 만들었고 그런 몸 안의 통증은 살갗의 여섯 개 구멍으로 번져서 어디를 어떻게 매만져야 하는지 알 수 없어 그저 고통 가득한 채 병상 침대에서 들썩들썩했던 시간이었다.


의료진이 알려준 대로 진통제 투입 버튼을 눌렀는데 아주 잠시 통증이 완화될 뿐 바로 고통이 휘몰아쳐 아직 충전되지 않은 진통제 버튼을 오락게임 미사일 버튼인양 마구마구 눌러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진통제는 모르핀이었고 24시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었는데 참을성 없는 나는 12시간 만에 마약을 온몸에 털어놓고 나오지도 않는 빈 버튼만 눌러가며 나머지 시간을 버터내고 있었다.


욱신욱신 몸속 고통이 참다 참다 입으로 터져 나와 '아이구아야"' 하는 소리를 나도 모르게 내뱉어내게 되었는데 민망해선지 높이 내지르지는 못하고

'음' '음' 하는 낮은 소리로 바꿔 수술을 마친 날 밤을 맞고 있었다.




17화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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