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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토프 Dec 11. 2023

여섯

아이들이 좋아하는 빵을

한아름 사서

어둑해진 골목길을

혼자 걷는다.


혼자는 위험하다.

내 눈물이

언제 터질지 모른다.


입 밖으로 새어 나오려는 한숨을

있는 힘껏 참아본다.

그러다 문득

지금 나는

인생의 내리막길을 걷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더

좌절을 감당하고

외로워하고

괴로워해야 하는 걸까


언제까지 내리막일까


내리막길은 쉽다.

힘껏 걸을 필요도 없이.


그러다 다시 깨달았다.

내리막길이 아니었다.

내가 이렇게 온몸으로 견뎌내고 있는

이 길은 오르막길이 아니었을까.


계속 가다 보면

나에게도 힘이 생기겠지.

더 단단해진 근육으로

혼자 버틸힘이 생기겠지.


이제 고작 마흔인데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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