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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u pire May 16. 2024

증상 조이스 (5)

LOM: en français ça dit bien ce que ça veut dire. Il suffit de l'écrire phonétiquement : ça le faunétique (faun...), à sa mesure : l'eaubscène. Écrivez ça eaub... pour rappeler que le beau n'est pas autre chose. Hissecroibeau à écrire comme l'hessecabeau sans lequel hihanappat qui soit ding! d'nom dhom. LOM se lomellise à qui mieux mieux. Mouille, lui dit-on, faut le faire : car sans mouiller pas d'hessecabeau. 

LOM : 프랑스어에서는, 그것ça은 그것ça이 말하는 바를 능숙하게 말하고 있다. 그것ça은 음성학적이라고phonétiquement 말하면 적절하다. - 그것ça은 faunétique (faun...)인 것이며, 적당한 것은 : l’eaubscène[외설적인 것]. 그것ça을 eaub…라고 써보자 - beau(아름다움)이 정확히 그것임을 나타나기 위해서 말이다. Hissecroibeau라는 것을 hessecabeau와 같이 써야한다. 그것[hessecabeau = escabeau]가 없다면 hihanappat qui soit ding! d’nom dhom. LOM은 서로 투쟁하여 자신을 lomellise인간화]한다. 무언가가 LOM에게 말한다 : 젖어라! -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 왜냐하면, 젖지 않고서  hessecabeau [escabeau]에 이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단락입니다. 불어본과 대조해보시면 아시겠지만, 불어본 자체만으로 해석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일역본을 많이 참조하고 있습니다. 


첫 문장에 대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LOM : 프랑스어에서는, 그것ça은 그것ça이 말하는 바를 능숙하게 말하고 있다. 


라깡은 언어의 말소리에 주목하여 글을 씁니다. 라깡의 정신분석학 자체가 그렇지요. “의미”보다 중요한 것은 언어의 “청각 이미지”입니다. 즉 라깡은 시니피앙을 강조합니다. 


근대 언어학의 선구자인 페르디낭 드 소쉬르는 기호를 만드는 2개의 요소를 말합니다. 바로 의미를 뜻하는 “시니피에”와 말소리를 뜻하는 “시니피앙”입니다. 라깡은 이 소쉬르의 발견을 가져와서 정신분석학을 완성시켰던 것입니다. 


우리가 언어를 사용할 때를 생각해봅시다. 말소리, 즉 발음은 혼동을 줄 여지가 있어요. 정확히 발음되지 않거나, 다른 소리와 섞였을 경우 정확하게 들리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또한 동음이의어의 문제도 있지요. 


가령, “말”이라고 하면 이것이 말하다의 말인지, 아니면 말을 타다의 말인지 불명확합니다. 따라서 시니피앙(S1)은 다른 시니피앙(S2)와 만나면서 고정되고, 여기서 “의미”, “개념”이 나옵니다. 이 의미와 개념이 바로 시니피에입니다. 원래 소쉬르는 말소리로부터 출발하여 그것이 결합되는 시니피에에 주목합니다. 즉 소쉬르는 기호를 구성하는 요소에서 의미, 개념인 시니피에에 주목했습니다. 


그런데 라깡은 의미(개념, 시니피에)보다 말소리(시니피앙)가 더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말소리를 경청하며 임상을 진행합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아기들은 처음에 발음이 부정확하지요. 옹알이라고도 합니다만, 아앙…아바…바빠… 등등 의미를 포착하기 어려운 소리들을 내뱉으며 언어가 시작됩니다. 그러한 소리들이 “시니피앙”입니다. 이처럼 시니피앙은 정처 없이 떠돌아 다닙니다. 그러다가 임시로 고정되면서 “의미작용”를 형성하지요. 그런데 라깡에 의하면, 그러한 고정점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고정점은 언제나 임시적입니다. 


앞선 단락에서 라깡은 “명명”, 이름짓기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가령 어떤 커플이 똥강아지라는 단어를 애칭으로 삼는다고 해봅시다. 그때 똥강아지는 실제의 똥강아지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지요. 어떻게 명명하느냐에 따라 “의미작용”은 제각각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무의식의 주체를 파악하려면 의미에 집착해서는 안 됩니다. 무의식은 말소리의 구성물입니다. 왜 그 커플이 하필 “똥강아지”라는 말소리를 애칭으로 사용하게 되었는지, 그 똥강아지에 대해서 유사발음이나 비슷한 말소리들을 찾아나서야 합니다. 그렇게 했을 때, 우리는 무의식의 서사를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라깡적 사고는 프로이트로부터 배워 가능했습니다. 프로이트는 언어의 청각이미지가 중요하다고 수도 없이 강조했지요. 그는 자신의 꿈을 분석하면서 다음처럼 말합니다. 


“<프로필 약제… 프로필렌…프로피온 산.> 나는 어떻게 이런 것들을 생각하게 되었을까? 병력을 기록하고 꿈을 꾼 그날 저녁, 내 아내는 <파인애플>(원주)이라고 씌어 있는 리큐르 술병을 땄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꿈의 해석, 김인순 옮김, 열린책들, 156쪽

프로이트의 원주 : 더욱이 <파인애플>은 기이하게도 내 환자 이르마의 성(姓)과 발음이 유사하다.



이처럼 정신분석학은 언어의 치환, 시니피앙의 자리바꿈에 주목하며 무의식에 접근하려고 합니다. 시니피앙은 계속해서 움직입니다. 정처없이 떠돌지요. 그런데 그 중에 어떤 시니피앙은 의미화되지 않는 것이 있어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어떤 시니피앙S1이 의미화되려면, 다른 시니피앙S2가 붙어서 “의미작용”을 형성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해 + 떳다처럼 말이지요. 해, 떳다라는 시니피앙 그 자체는 각각 의미가 불분명합니다. 그래서 둘이 결합해 작용했을 때 의미가 형성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어떤 시니피앙은 다른 시니피앙과 결합하지 못하고, 혼자서 같은 자리를 맴도는 경우가 있어요. 이것이 증상의 원인이 되며, 동시에 만족의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정신분석가가 주목하는 것은 바로 그 단독의 시니피앙, 하나뿐인 말소리입니다. 그것이 무의식을 구성하는 핵심 시니피앙일 가능성이 높지요. 


라깡이 첫 문단에 LOM(롬)이라고 쓴 것은 프랑스어에서 L’homme(롬, 인간)과 같은 발음인 “라랑그”입니다. 라깡은 인간을 LOM이라고 씀으로써, 다른 시니피앙과 결합하지 못하는 단독의 시니피앙인 “라랑그” 표기를 의도한 거예요. 그래서 음성학적이라고 말하면 적절하다고 하고 있지요. 



그것ça은 음성학적이라고phonétiquement 말하면 적절하다. 



즉 라랑그에서 중요한 것은 “의미”가 아니라 단독의 향유 그 자체입니다. 그것은 언어로 표기할 수 없으며, 의미화되지도 않고, 오로지 음성, 말소리의 측면에서만 적절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라깡은 이제 단독의 시니피앙, 하나뿐인 라랑그를 가지고, 즉 인간의 라랑그 표기인 LOM을 가지고 인간에 대해서 말합니다. 바로 인간을 그것ça의 측면, 향유(주이상스)의 측면, 의미를 넘어선 측면에서 바라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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