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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y Apr 01. 2022

배움의 기쁨

 “창의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의 개별상담에서 ‘창의력’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수학경시대회의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한 방법을 찾다, 어려워도 계속 도전해보고자 하는 힘은 창의력을 키울 수 있기에 그런 연습이 필요하다 하셨다. 그래서 그 방법을 여쭈어보니 난감한 표정으로 어린이 캠프나 여행을 이야기하시다가 결국 ‘창의수학학원’을 알려 주셨다. 창의력이라는 것이 결국 그런 식으로 상업화에 이바지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나도 그 중요성을 알기에 담임선생님께 여쭈어본 것이고 선생님도 처음 받는 질문에 신중히 생각하시고 좋은 결과가 나오는 방향으로 대답해 주신 것이 틀림없다. 결국, 교내 창의력 관련 대회에서 상을 타면 창의력은 인정받는 것이고 그다음에는 진짜 없던 창의력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그런 이론인가 보다.    

 


  창의력이라 하니 노벨상의 나라인 스웨덴이 떠올랐다. 스웨덴의 ‘말괄량이 삐삐’의 저자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이런 말을 했다. “아이들은 가끔 멍하게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런 시간이 창의력을 키워 줄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린드그렌의 작품을 오랜 기간 번역한 이는 어린이들에 대해 이런 깨달음이 있었다고 한다. 삐삐처럼 “어린 친구들에게도 조금은 쓸쓸하고 외로운 자기만의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라는.

   


 가까운 친구에게 물어보았더니 “네가 창의력이 있으니 문제없어.”라는 놀라운 조언을 해 주었다. 같은 독서클럽의 구성원으로 많은 책을 공유하고 있기에 그런 평을 받으니 창의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요즘 창의력만큼 중요시되고 있는 영어는 어떤가. 영어가 대세이긴 하지만 한국 아이들보다 현지에서 살다 온 아이가 영어평가에서 불리한 점수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영어 자체도 중요하지만, 한국 영어 시스템에 적응하려면 주위 분위기나 한국어 실력으로 영어 실력을 나타내야 하기 때문이다. 눈치가 있는 학생은 영어를 잘해도 적당히 주위에 맞추어 나가고 그렇지 않은 학생은 선생님께조차 눈총을 받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영어든 창의력이든 평가의 기준이 무엇인지 알고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반대로 평가 기준을 만들어야 하는 사람도 힘들 것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그런 의미에서 창의력은 유전자의 영향도 있겠지만, 노력으로 얻어질 수도 있겠다. 평가 방법의 연구와 또 하나의 노력으로. 나의 경우는 노력으로 배움의 기쁨을 알게 된 것 같다. 그것을 친구들은 창의력으로 봐주었나 보다. 그냥 단순한 것이라도 오랜 시간 배움을 중단하지 않았을 때 창의력이 길러진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기쁨이 되는 것이다.

   


  나에게는 어학과  쓰는 , 수영이나 요가를 배우는 일이 배움의 기쁨을 준다. 원래 운동도 별로  좋아하던 내가 수영은  오래 하고 있다. 수영하면 할수록 아직 부족한 나를 알게 되고 솔직하게 된다. 노력한 만큼 늘어나는 실력과 가뿐해지는 기분에 행복한 마음이 든다.

  


  배우는 것은 시작하기보다 지속하기가 어려운데 나의 경우, 배움의 기쁨을 알게 되는 세 가지의 방법이 있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거의 매일 반복하는 것이다. 특히 선생님의 말씀에 귀를 쫑긋 세우고 지키려고 애쓴다. 선생님이 가르치시는 방법을 무조건 믿고 따르고 다른 사람의 말은 나중으로 돌린다. 두 번째 단계는 기초가 탄탄해질 때까지 응용은 조금만 한다. 융통성이 없어 보일 정도로 기초가 다져지면 약간씩 새로운 시도를 해 본다. 세 번째 단계는 나만의 새로운 방법을 발견하려 하는 것이다. 기초를 잊지 않은 상태에서만 여기에 도달하게 되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이때를 창의력이 만들어지는 순간이라 생각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노력해서 되는 것은 아니고 처음 배울 때 훌륭한 스승에게 정확한 지도를 받아야 한다. 한 번 잡힌 나쁜 버릇은 좀처럼 고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느리더라도 기초가 제대로 다져졌을 때 최고의 품격이 나타나게 되고 그것이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창의력이다.

   


  다음 기회에 아들의 담임선생님을 뵙게 되면 꼭 말씀드리고 싶다.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은 기초를 다지고 있어 당장은 눈에 띄지 않지만 머지않아 고난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게 될 거예요. 학원에 가지 않고 있지만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창의력이란 기초가 튼튼해야 하거든요. 선생님 덕분에 배움의 기쁨을 알게 되었어요. 감사합니다.”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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