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자녀에 대해 다 알고 있는가?
1-1. 매일밤 당신이 잠든 사이에
나는 스마트폰을 잘 사용하는 사람인가? 이 대답에 흔쾌히 예스라고 답했다면, 다음 질문에 답해보자. 나는 SNS를 잘 활용하는 사람인가? 아무리 당신이 스마트기기에 익숙하다고 한들, 자신이 직접 영상을 만들고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에 업로드 하며 노는 문화를 가진 Z세대 즉, 자신의 자녀를 따라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바야흐로 스마트한 세대가 되어가고 있다.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스마트 패드 등 손가락 터치 몇 번으로 너무나 쉽게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회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스마트기기가 늘어날수록, 옆에 있는 친구의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친구의 범위는 점차 넓어져서,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까지도 나의 친한 친구가 될 수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시야가 넓어지고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아주 중요한 문제가 발생한다. 바로 타인과의 비교이다.
자녀에 대해 다 알고 있는가?
매일 밤 당신이 잠든 사이, 벌어지는 일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려고 한다. 당신의 자녀는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보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유튜브를 켜서 관심 있는 영상을 본다. 몇 개 영상을 보다가 조금 지루해졌는지 페이스북을 켠다. 그리고 친구에게 대화를 건다. 친구의 프로필 사진을 보고 자신도 멋진 프로필 사진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친구의 친구 사진을 보고 그의 일상을 좀 더 알아보기 위해 친구의 인스타그램을 찾아본다. 자신의 계정에서는 볼수 없었던 많은 수의 팔로워가 있어서 놀라고, 명품을 입고 멋진 포즈를 취한 친구의 사진에 달린 좋아요 수와 댓글들에 다시 한번 놀란다. 그때부터 머리속에 엄청난 화학작용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바로 ‘비교’ 이다. 처음에는 친구가 가지고 있는 팔로워 수 그 다음은 친구가 입고 있는 명품옷, 그 다음은 그 친구가 외모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친구와 자신을 비교하고 질투라는 감정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음속에 이런 생각이 깊숙하게 자리잡게 된다.
“저 친구는 이미 저렇게 잘나가고 있는데, 나는 뭘 하고 있지?”
집안이 아닌 학교에서 당신의 자녀의 모습을 보자.
학교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질문한 것에 손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당당히 대답을 한다. 정답이다. 선생님은 아이를 칭찬하고, 아이는 뿌듯함을 느끼며 자리에 앉는다. 그때 바로 뒷자리에 앉아 있는 친구가 선생님이 있는 곳 까지는 들리지 않을 작은 소리로 말한다.
“뭐야 왜 나대”
그러자 옆에 있는 친구들은 쿡쿡 웃어댄다. 당신의 자녀는 알 수 없는 기분을 느낀다. 기분이 나쁘지만, 주변의 친구들이 웃고 있는데 화를 내는 것도 이상한 분위기이다. 뒤를 돌아보지 않고 못 들은 척 다시 수업에 집중하지만, 이미 마음속에는 오묘한 감정이 소용돌이치고 있어 선생님의 말을 똑바로 들을 수가 없다. 안타깝게도 선생님은 교실안에서 일어난 학생들 개개인의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인지하지 못한 채 다시 수업에 열을 가한다. 몇 번 더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고 나면 당신의 자녀는 이러한 생각을 한다.
“나는 더 이상 발표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야지”
거짓말 같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 몇몇과 실제 인터뷰 한 것을 바탕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또 필자도 경험해봤던 일이기도 하다. 사실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살아가는 사회에서 누구라도 경험해 봤을 이야기이다. 나도 모르게 옆에 있는 사람과 비교하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의 평가와 이야기에 내 생각을 바꾸는 모습 말이다. 학교는 작은 사회이며 친구관계도 작은사회이다. 아이들은 걱정할게 없잖아요와 같은 위험하고 안일한 생각은 빨리 바꾸어야 한다. 사회는 전쟁터이다. 앞으로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서, 어린 학생들이 더 빨리 이러한 작은 사회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것을 확실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면 나는 아이를, 아이가 경험하고 있는 사회를 제대로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