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보면 안다

놀이터와 인생

by 윤슬기

"아빠아, 노리터 가자아~~"


아빠와 눈이 마주치면 빛이 입에서 반사적으로 나오는 말이다. 가끔 이 일상의 말을 회피하고 싶을 때가 있다. 유독 중력이 크게 작용해서 바닥이 나를 마구 끌어당기는 그런 날이다.


쉽게 말해, 피곤해서 일어나기 싫다는 거다. 머리를 굴린다. 아이에게 기대감을 심어준다는 핑계로 최대한 시간을 끌어 본다.


“빛이야, 지금 놀이터 가면 친구들 많이 있을까? 이 시간에 나가면 누구누구 나와 있을지 한번 생각해 볼까?”


그렇게 친구들을 한 명씩 떠올리며 시간을 끌 요량이었으나,


“그냥 가 보면 알지!”


단칼에 잘렸다.




아이들은 참 순수하고 단순하다. 심지어 아주 복잡한 문제조차 단순하게 풀어내는 능력을 지녔다.


'가 보면 알지'


마치 인생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조언 같다. 아무리 머리를 싸매고 계획을 해 봐도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 가 봐야 안다. 가면, 간 만큼 보인다.


너무 많은 걸 예상하거나 고민할 필요 없다. 우선 첫발을 떼면, 그 발걸음이 다음 걸음을 인도한다. 치밀한 계획보다는, 길을 걸어가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


난 오늘도 길을 간다.

불안과 두려움이 아닌, 기대와 감사함으로.




* 오늘로서 빛이의 다섯 살 이야기는 매듭을 지으려 합니다. 그동안 '다섯 살, 빛나는 말풍선'을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음 주 화요일, '유치원 큰언니, 얼집 작은언니'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남은 한 주도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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