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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기 Jan 09. 2024

지금이야! 끊어!

2023년 3월 20일

직항은 350만원이 넘고… 경유도 최소 150…

그마저도 대기시간이 너무 길다. 이틀은 그냥 까먹겠다.

연휴기간만 아니면 거의 절반 가격에도 갈 수 있을 텐데.


작년부터 습관처럼 수시로  항공권을 확인해왔다.

비전트립이 확정된 이후로는 더 자주 찾아본다.

이거 알아볼 시간에 인형 눈알이라도 꿰맸으면

내 비행기 값 정도는 벌었을지도 모르겠다.


교인 분들 사정 넉넉지 않은 거 뻔히 알고,

그럼에도 삶을 쪼개어 청년들을 후원하실 것도 안다.

그래서인지 어떻게든 비용을 아껴야겠다는 부담이 크다.


가장 크게 아낄 수 있는 부분이 항공권이기에

오늘도 비행기 표를 검색한다.


“어어? 몽골항공? 이건 없던 비행편인데?!”


처음부터 직항은 엄두도 못 냈고, 지난 몇 주간

카자흐스탄을 경유하는 최저가 티켓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비행편이 떴다.

그것도 100만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심지어 경유 대기시간도 3~4시간 정도 밖에 안 된다.


여행사에 부탁하면 수수료가 어마어마하고,

티켓도 단체인원으로 검색하면 가격이 확 올라간다.

비용을 아끼려면 각자 끊어야 한다.


목사님께 연락드리고 바로 진행하기로 했다.

단톡방에 우리가 탈 비행편과 함께 글을 올렸다.


“갑작스레 비행기티켓을 끊게 되어 정신없으시겠지만,

지난 1월부터 수시로 지켜본 결과 가격과 시간대가 

가장 좋은 티켓이 나와 급 추진하게 되었으니 

가능한 빠른 구입 부탁드려요!”


덧붙여 환불이 되지 않는 티켓을 선택하라고 했다.

좀 더 저렴한 구입을 위해서라는 이유였지만,

사실 비전트립을 준비하다가 중간에 마음이

돌아서는 사람을 막기 위한 이유가 더 컸다.


한 10~20분쯤 지났을까.

단톡방에 메시지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구입완료’

‘구입완료했습니다’

‘티켓구매완료입니다’

‘저도 완료했어요’

  

막연히 ‘가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신청했던 청년들도

눈앞에 닥친 ‘환불불가티켓’이라는 현실의 문제 앞에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마지막 결단을 앞둔 이 청년들을 제외하고는 

다들 빠르게 항공권 구매를 마쳤다.


‘이정도 팀워크면 꽤 괜찮은데?’


길을 만드시고 휘몰아치시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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