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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기 Jan 12. 2024

여행사 VS 맨땅에 헤딩

2023년 4월 30일

항공권 구매는 잘 마쳤고,

가는 인원도 이제 다 정리된 것 같다. 감사하다.


다음은 세부일정과 숙박, 현지에서 이동수단 등 

구체적인 사안들을 결정할 차례.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여행사에 맡기느냐, 우리가 다 준비하느냐.


여행사에 맡길 경우, 몸은 편안하고 안전하나,

비용이 올라가고, 일정이 유연하지 못하다.


‘맨땅에 헤딩’할 경우, 모든 게 자유롭지만

신경 쓸 일이 많고, 일정이 틀어질 위험부담이 크다.


장단점은 분명했다.


올 여름 우리와 비슷한 일정으로 비전트립을 떠나는 

다른 교회의 세부일정을 받았다. 

이 팀은 처음부터 모든 일정을 여행사에 맡긴 상황이다.


직항 항공권, 버스, 기사, 가이드, 1급 호텔,

잘 짜인 성지순례 코스까지….

모든 게 완벽해 보인다. 하나만 빼고.


‘비용’


1인당 예산이 우리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그래도 우린, 일단 비용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항공권을 저렴하게 잘 해결한 상황.


현지여행사를 소개받으면 비용도 괜찮을 것 같았다.

실제로 튀르키예 현지인을 통해 가격을 알아보니

내가 세운 예산에서 1인당 40만원만 추가하면 된다.


다 합치면 최소 1,000만원 이상 더 들어갈 테지만

준비하는 수고와 일정의 안정성을 고려하면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가격이다.


개인여행이었다면 무조건 ‘맨땅에 헤딩’할 ‘나’다.

그러나 단체가 되니 마음이 또 다르다. 

‘안정’이라는 단어가 내 발목을 잡는다.


계획이 틀어지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첫 비행기가 연착되어 모든 일정이 밀리기라도 하면

이를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1,000만원 아끼려다 오히려 수천이 날아갈 수도 있다.


튀르키예 현지여행사를 알아봐준 S형과 통화했다.

S형의 말이 결정에 도움이 됐다.


“너 혼자 너무 끌어안고 끙끙대지 마.

가격도 괜찮은데 그냥 편하게 여행사에 맡겨~

막상 가려면 준비할 게 얼마나 많은데.


생각해보니 그러네.

여행사에 다 맡기고 나면 준비할 게 별로 없다.


우리에겐 준비과정이 더 중요한데.

어떻게 보면 준비하려고 가는 건데.

준비할 게 없다면 뭐하려고 가나.


패키지여행은 상대적으로 기억에 덜 남는다.

내가 고민하며 계획한, 나만의 여행이 아닌, 

다른 사람이 짜놓은 여행이라 그렇다.


계획이 조금 틀어져도 좋다.

더 기억에 남는 여행을 하고 싶다.


예쁜 카페에서 커피도 한 잔 즐기고 싶고,

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멍’때릴 시간도 필요하다.

여유롭게 길거리음식도 맛보고,

맛집을 찾아 고민하는 즐거움도 누려보고 싶다.


부담지지 않고 싶은 유혹과 

책임에 대한 무게도 컸지만,

이제 그 부담감과 책임감은 여행사가 아닌, 

하나님께 맡기기로 했다.


그렇게 우린 오늘도,

누구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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