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지나가는 광고일 뿐

광고가 주는 교훈 1

by 윤슬기

우리 집엔 TV가 없다.


빛이가 접하는 영상이라곤 간혹 노트북으로 찾아서 보는 10분 내외의 교육만화가 전부다. 평소 대부분의 시간을 밖에서 더 신나게 뛰어노는 빛이지만, 가끔 맛보는 10분의 시간 역시 참으로 달콤하다.


"빛이야, 잘 준비 빨리 하면 오늘 영상 하나 보여줄게."


힘들이지 않고 빛이를 빠르게 움직이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내게도 영상은 달콤한 유혹이다. 후다닥 이를 닦고 잘 준비를 마친 빛이와 프로그램을 고른다.


"아빠, 나 이거. 아니아니, 좀만 올려봐. 이거."


빛이가 섬네일을 보며 신중하게 결정한다. 구석에 있는 숫자가 시간인 걸 눈치챘는지 오늘은 꽤나 긴 영상을 선택했다. 일단 같이 보다가 중간광고가 나올 때를 노렸다.


“다 봤지? 이제 끈다?!”


영상 노출을 최소화하고픈 부모마음이지만 빛이도 이미 너무 많은 걸 알아버렸다.


“끝난 거 아냐! 잠깐 광고야!”


빛이의 다급한 목소리가 영상을 닫는 내 손을 멈춘다. 사실 나도 결론이 궁금한데 여기서 끊으면 아이 입장에선 얼마나 답답하고 찝찝할까.


결국 끝까지 달콤함을 함께 즐겼다.




가끔 지칠 때 빛이의 그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오곤 한다.


‘끝난 거 아냐! 잠깐 광고야!’


그렇게 생각하면 힘이 좀 나는 것 같다. 나 역시 스스로 외쳐본다.


“그래. 그거 지나가는 광고야!”


누구에게나 힘든 순간은 찾아온다. 그럴 때마다 기억했으면 좋겠다. 잠시 지나가는 광고일 뿐이란 걸.



아직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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