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울린 단 하나의 SF, <프로젝트 헤일메리>

책으로 읽고, 또 영화로 본 <프로젝트 헤일메리>

by 금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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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하고 유쾌한 SF 버디물, 사람을 미치게 웃기게도, 또 울리게도 하는 스토리.


나는 우주와 천문학 덕후이다. 덕분에 우주를 배경으로 한 책과 영화는 사족을 못 쓸 정도로 좋아한다. 내용이나 작가는 잘 몰라도 일단 배경이 우주, 혹은 천체 물리학이라면 자연스레 손이 가곤 하는 그런 사람이다.


또한 배우 라이언 고슬링을 꽤 좋아한다. 팬 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사람이 출연한 영화는 어느 정도 신뢰하고 보는 편이다. 그런 라이언 고슬링이 영화 <퍼스트 맨>에 이어 두 번째로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 출연하다니, 이건 뭐 당연히 봐줘야 하지 않겠는가 라는 생각으로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접했다.


이렇게 어느 정도의 배경지식이 갖춰진 사람의 입장에서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원작 소설을 먼저 읽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초반부터 쉼 없이 등장하는 각종 물리학 용어와 과학 개념이 다소 쉽지만은 않았다. 이런 면에서 보자면 상당히 과학적인 고증이 잘 된 소설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앤디 위어는 역시 앤디 위어다. <마션>에 이어 자신의 특기인 유머 감각을 이 책에서도 아주 탁월하게 발휘했다. 덕분에 책을 읽는 초중반은 중간중간 홀로 웃으며 낄낄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영화를 보기 전 그가 <이동진의 파이아키아>에서 한 인터뷰를 보았다. 그는 독자들이 자신의 책을 밤새워 읽도록 만들게, 완전히 그 책에 빠져들게 하고 싶다고 발언했는데 그 말은 결코 호언장담이 아닌 듯하다.


라일랜드와 로키는 광활한 우주라는 공간에서 혼자 동그라니 떨어지게 된 상황에서 서로를 만나, 낯설지만 천천히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고, 서로가 서로에게 '외계인'이라는 이 아득한 차이를 넘어서 진정한 친구가 된다.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마지막 10%의 분량은 정말이지 책을 읽고 있던 손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그만큼 후반부에서 보여주는 흡입력이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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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나무위키 - 프로젝트 헤일메리(영화)


그렇게 책을 단숨에 독파하고 바로 영화관으로 달려갔다.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원작에 어느 정도 충실한 흐름으로 흘러가면서도, 엔터테인먼트적인 면을 놓치지 않도록 잘 각색되었다고 생각한다.


자칫 어렵고 지루할 수 있는 '우주 SF 장르'의 벽을 뛰어넘으려 하고, 한층 쉽게 설명하려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특히 극적으로 수정된 각본은 사람의 감정을 훨씬 강하게 두드린다. 중간중간 라일랜드가 느끼는 기쁨과 슬픔을 극명하게 대조시키는 장면의 전환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이 영화는 반드시 큰 스크린으로 보는 것을 권한다. 나는 캐나다 캘거리의 한 돌비 시네마에서 이 영화를 감상했다. 돌비 시네마는 높은 명암비와 선명한 색채의 화면, 공간을 채우는 입체 사운드 음향을 자랑한다. 두 시간이 넘는 내내 우주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검고 어두운 우주를 배경으로 촘촘히 뿌려져 한없이 다양한 색깔들로 빛나는 별들, 거대하고 장엄하게 느껴지는 행성 에이드리언의 모습, 어떤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페트로바스코프를 켜는 장면 등은 가히 압권이다.


으레 원작이 있는 작품에 대해서는 당연한 소리겠지만, 특히나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반드시 소설을 먼저 읽고 영화를 감상하는 것을 권한다. 책에서 느꼈던 감동이 고스란히 전해져, 아니 두세 배는 훨씬 더 증폭되어 울림을 남기는 경험을 할 것이라 장담한다.


나는 이미 후반부에서 눈물이 꽤 고여있었는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는 영화관에 켜지는 불빛이 민망하게 느껴질 정도로 울었다. 실로 영화를 보면서 이런 감동을 받은 것은 정말이지 몇 년 만일 정도로 말이다.


조금 더 구체적인 감상을 이어 적고 싶지만, 스포일러가 되기도 하고 내용이 한없이 길어질 것 같아 그 내용은 별개의 글로 포스팅하려 한다.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