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보니 한 시간을 도둑맞았습니다.
서머타임이 싫다.
아, 대체 이런 귀찮은 것은 왜 만들어내고, 우리는 왜 아직까지 이 제도를 지켜야 하는 건가. 북미나 유럽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아마 크게 공감하는 것 중 하나이지 않을까? 서머 타임(Summer Time), 혹은 일광 절약 시간제(Daylight Saving Time)라고도 불리는 바로 이것이다.
일 년에 두 번 찾아오는, 손으로 직접 시계 바늘을 고쳐줘야 하는 바로 이것.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하여 북미권에 산 지도 어느덧 오 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적응되지 않는 것 중 하나다. 남들보다 생체 리듬이랄까, 그런 것이 예민한 사람인 나이기에 이 한 시간의 차이는 더욱 선명하게 느껴진다.
예전에 잠깐 베이커리에서 일했을 때는 이 차이를 더욱 극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서머타임이 시작되는 날은 정말이지 컨디션이 최악이었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갈 때는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도 실제로는 한 시간 더 일찍 일어나는 꼴이었기 때문이다.
2026년 올해의 일광 절약 시간제는 3월 8일에 시작해 11월 1일에 종료된다. 그리고 이곳 캐나다 캘거리의 날짜는 현재 2026년 3월 8일, 오전 11시 반에 가까워지고 있다. 방금 전 집에 걸려 있는 벽시계, 부엌 스토브에서 돌아가는 디지털 시계, 그리고 자동차의 시계 등 내 주변의 곳곳에 있는 시계를 다시 맞춰 주고 왔다.
예전 같으면 그러려니 하고, 으레 하듯이 일어나자마자 시계를 고쳤으련만 오늘은 왠지 이상하게 반항심 비슷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시계를 고치는 것을 한참 미루다가 해가 중천에 뜬 지금에서야 바늘을 당기고 왔다. 한 시간이라는 귀중한 것을 마치 누군가에게 도둑맞은 듯한 심보인지도 모르겠다.
https://www.cbc.ca/news/canada/daylight-saving-time-canada-9.7113377
뉴스를 보니 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는 독자적으로 이 서머타임제를 폐지한다고 한다. 바로 올해부터. 아, 정말 부럽다. 밴쿠버로 이사를 갈까 싶다. 서머타임 잘 적응하는 방법, 어디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