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읽으며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장을 필사해 본다.

by 금파랑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What I talk about when I talk about Running)>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2009년 초판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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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좌석에 급하게 책을 구겨 넣는 바람에 모서리가 조금 상했다.


나 역시 러너가 된 이유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영향이 컸다.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며 달리기가 주는 영향을 더욱 체감하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밑줄을 쳤던 문장 몇몇을 필사해 본다.


1. 계속하는 것― 리듬을 단절하지 않는 것, 장기적인 작업을 하는 데에는 그것이 중요하다. 일단 리듬이 설정되어지기만 하면, 그 뒤는 어떻게든 풀려 나간다.


2. 그러나 그건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어제의 자신이 지닌 약점을 조금이라도 극복해가는 것, 그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3. 고맙게도 예술가의 정점은 사람마다 전혀 다르다. 가령 도스토예프스키는 60년 인생의 마지막 수년간 <악령>과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과 같은,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닌 두 권의 장편소설을 썼다.


4. 내가 다른 누구도 아닌 '나'라는 것은, 나에게 있어 하나의 소중한 자산인 것이다. 마음이 받게 되는 아픈 상처는 그와 같은 인간의 자립성이 세계에 대해 지불하지 않으면 안 될 당연한 대가인 것이다.


5.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을 때 강요받는 일을 예전부터 참을 수 없었다.


6. 무엇이 공평한가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보지 않으면 잘 알 수 없는 법이다.


7. 인생이라는 고속도로에서 추월 차선만을 계속해서 달려갈 수는 없다.


8. 제정신을 잃은 인간이 품는 환상만큼 아름다운 것은 현실 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9. 계속 달려야 하는 이유는 아주 조금밖에 없지만 달리는 것을 그만둘 이유라면 대형 트럭 가득히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가능한 것은 그 '아주 적은 이유'를 하나하나 소중하게 단련하는 일뿐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부지런히 빈틈없이 단련하는 것.


10. 사람의 생각은 육체의 죽음과 함께 그다지도 허망하게 사라져버리는 것인가, 하고.


11. 같은 10년이라고 해도, 멍하게 사는 10년보다는 확실한 목적을 지니고 생동감 있게 사는 10년 쪽이, 당연한 일이지만 훨씬 바람직하고, 달리는 것은 확실히 그러한 목적을 도와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주어진 개개인의 한계 속에서 조금이라도 효과적으로 자기를 연소시켜 가는 일, (후략).


12. 그들의 심장은 천천히, 생각에 잠기면서 시간을 새겨 나간다.


13. 우리를 둘러싸고 있던 깊고 울창한 초록빛이 조금씩 그윽한 황금빛에 자리를 양보해가는 것이다.




오늘 딱 책의 절반을 읽었다. 나머지 절반의 내용도 읽으며 필사를 남기려 한다.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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