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젊은 꼰대 팀장의 탄생

처음부터 완벽한 팀장은 없다

by 사미구
“OO 씨는.. 이런 말 기분 나쁘려나? 나보다 더 꼰대 같아. 젊은 꼰대.”
“그런 말 많이 듣습니다. 기분 나쁘지 않아요. 전 젊은 꼰대인 게 좋아요. 천지분간은 한다는 소리잖아요.”


꼰대라는 단어는 보통 부정적 맥락으로 쓰인다. 나이 많고 고지식하며, 자기 경험만 내세우고 남을 억압하는 사람. 흔히들 구태의연한 권위주의자를 꼰대라고 부른다. 그런데 그 앞에 ’젊은‘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뉘앙스가 조금 달라진다. 아직 나이도 많지 않은데 고루해진 사람이랄까.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애어른 같다’라는 말들을 들으며 살아온 나는, ‘꼰대 같다’는 말이 낯설게 들리지 않았다. 기분 나쁘지도 않았다. 어쩌면 은근히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곱씹어보면, ‘꼰대’라는 단어는 단순히 나이나 고집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세상에 대한 통찰, 잘못된 것을 잘못이라 말할 수 있는 뚝심, 경계해야 할 것을 구분할 수 있는 분별력이 담겨 있다. 그래서 나는 젊은 꼰대를 천지분간은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경험은 풍부하지 않지만, 그래도 분명한 원칙을 가진 사람.


그래서인지 ‘의도적 언보싱(Unbossing)’ 현상이 만연한 요즘, 나는 팀장이라는 자리를 기꺼이 받았다. 잘 해낼 자신도 있었다. 하지만 실무를 잘하는 것과 사람을 이끄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걸, 팀장이 되고서야 뼈저리게 깨닫고 있다.


그래서 이 글을 시작으로 앞으로 불완전한 팀장 기록을 남기려 한다.

나의 이야기들은 완벽한 팀장의 매뉴얼도, 정답 같은 나침반도 되지 못할 것이다.

그저 초보 팀장이 매일 부딪히고 넘어지며 배우는 과정을 적어두는, 어쩌면 웃어넘겨도 좋은 소소한 기록이 될 것이다.


혹시 나처럼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팀장이 있다면 작은 위로를 얻어가길.

혹은 같은 경험 속에서 다른 방식으로 시도해 성공했거나 실패했던 순간이 있다면, 그 경험을 나눠주길.

그렇게 서로의 이야기가 오가다 보면, 언젠가는 우리 모두가 조금은 덜 외로워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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