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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주 Apr 15. 2022

세상을 바꾸는 예술

[그림] 히오스섬의 학살, 외젠들라크루아


원래 4.3. 으로 글을 쓰고 싶었던 그림이었습니다. 


외젠들라크루아(Eugène Delacroix, 1798년 4월 26일 ~ 1863년 8월 13일)가 그린 ‘히오스섬의 학살(The Massacre at Chios, Scènes des massacres de Scio,1823) 입니다. 

 히오스섬의 학살(The Massacre at Chios, Scènes des massacres de Scio,1823) 출처 : 위키미디어 커먼스


루브르에서 보고 온 그림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들리크루아가 프랑스 혁명을 더할 나의 없이 벅차게 그려낸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앞에서서 들라크루아를 다 이해해버렸고.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지나칠뻔했던 이 그림에서  무심히 지나치려던 발걸음을 멈추게 한 것은 그림의 우측 하단에 묘사된 죽은 어미의 젖을 찾는 아이였습니다.


강요배 화백이 그려낸 제주4.3.의 그림과 오버랩되었습니다.

강요배 화백, 젖먹이,2007 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img_pg.aspx?CNTN_CD=IE002325247

글을 쓰려고 찾아보니, 식민지였던 그리스의 독립전쟁을 진압하고자 오스만투르크 군대가 잔혹하게 섬의 민중들을 학살했던 역사를 다룬 그림이었습니다. 사실 같은 민족끼리가 아니었으니, 제주 4.3.을 이야기하기에는 적절해보이지 않아 킵해 놓긴 했는데 그 장면이 계속 기억에 맴돌았습니다. 


학살이라는 것이 민족 따지고 국가 따지고 해서 어떤 정당성을 가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평화롭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이들이 하루 아침에 집이 불타고 피붙이를 눈 앞에서 잃고 혹은 참혹하게 내가 죽는 것은 더 이상 반복되지 않아 당연한 것인데 말입니다.


낭만주의의 대표주자였던 들라크루아의 작품인만큼 이 그림 하나가(라 표현하기에 죄송하지만) 유럽인들의 김정을 자극하게 됩니다. 결국 그리스 독립에 대한 유럽의 지원을 이끌어 내게 되고 그리스의 독립으로 이어지게 된 거죠.


어찌 보면 사진 하나가, 그림 하나가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니 예술이 더 이상 유희로서의 소모가 아님은 분명할 것입니다.


아마 제가 그림으로, 영화로 글을 쓰는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단상에 올라 주먹을 하늘로 향해 날리면서 외치지 않아도 세상은 이렇게도 바뀔 수 있으니까요.


괴테콜비츠의 판화들, 피카소의 게르니카가, 케빈카터의 사진, 그리고 현기영의 순이삼촌이 그랬듯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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