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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상석 Jul 29. 2021

두 종류의 무인 가게

아마존 고 (Amazon Go)와 양심가게

          무인가게(unmanned stores)에서는 계산대에서 줄을 서지 않아도 된다. 가게 내에서의 물품 구매와 계산은 셀폰의 앱으로 완료된다.  2016년에 아마존은 아마존 고 (Amazon Go)의 창업을 선언하고 연구 개발에 들어갔으며, 2018년 1월, 시애틀에서 첫 무인 가게의 문을 열었다. 2021년 7월까지 미국의 4개 지역에서 22개의 무인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더 현대 서울, 롯데월드 몰, 이마트 등이 무인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무인 가계들은 수많은 카메라, 센서, 그리고 컴퓨터 시스템으로 자동화되어 있다. 고객이 어떤 물건을 집어 들면, 각각의 매대에 설치된 센서가 이를 감지하고 컴퓨터 시스템은 청구를 준비한다.  

미국 시애틀에 있는 ‘아마존 고’ 식료품 가게(GeekWire Photo/Kurt Schlosser)

         이와는 다르게, 양심으로 운영되는 또 다른 무인가게가 있다.  전북, 순창에 있는 한 양심가게에서는 계절별 농산물 판매는 물론 순창의 인심을 홍보하고 있다. 이 가계는 구매한 물품의 계산과 지급은 손님들의 자율과 양심에 맡기고 있다. 지켜보는 눈이나 값나가는 기계장비 하나 없이 가계가 운영되고 있다. 운영자인 이상문(53) 씨는 “농산물을 직접 수확해 정성껏 진열하면서 다른 사람이 느낄 수 없는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 말했다.  

전북 순창의 양심가게

          미국 시애틀 근교에서도 비슷한 양심 가게를 찾을 수 있다. 역시, 존중 시스템(honor system)으로 운영되는 셀프서비스 가게이다. 고객들은 돈을 정확하게 지불하고 있으며, 주인은 미국의 중산층 수준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두 가지 종류의 무인 가게를 소개하였다. 둘 다 최소한 사람의 간섭으로 물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목적이 있다. 한 종류의 무인 가게는 여러 가지 장비들과 연계된 컴퓨터 시스템을 이용해서 무인화되어있다. 반면, 양심 가게는 신뢰에 의해 자율화되어 있다. 그러면, 익명성이 특징인 대 도시에서 양심 가게가 가능할까? 양심 가게는 어떤 조건과 상황에서 가능할까? 현실적으로, 양심 가게는 주민 간에 신뢰감이 높은 마을이나 공동체 내에서 가능할 것이다. 마을이나 공동체의 높은 신뢰감은 오랜 기간의 공동생활로 부터 형성된 것이다. 신뢰(trust)는 경제학에서 신용(credit)이란 용어로 쓰인다. 신뢰와 신용은 현대적인 상업 거래와 금융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상업 거래는 상대방이 필요하고 상대방을 믿음으로 거래가 이루어진다. 

          양심 가게는 운영자와 주민 모두의 이익을 도모해야 한다. 어느 한쪽의 편의나 이익으로 치우치면 장기간 운영이 어려워진다. 대도시에서는 컴퓨터 시스템과 양심 존중을 절충한 제도가 현실적이다. 사실, 신용 카드, 수표, 팁, 식당에서의 후불제도는 신뢰에 기초한 거래의 예이다. 일정한 재정적인 신용과 의무에 근거한 신용 카드제도가 있다면 윤리적 신용과 책무에 근거한 양심 카드에 의한 양심 가게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 전반의 신뢰 수준이 높아지고 신뢰에 근거한 상업거래가 활발히 일어나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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