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남상석 Oct 24. 2021

양심(良心, Conscience)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 1724~1804)는 양심에 관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항시 내 마음을 새로운 경탄과 경외감으로 채우는 두 가지가 있다. 위를 보면 별이 총총히 빛나는 하늘들, 내 안을 보면 도덕적 법이 있다. 지평선 너머에 가려진 것을 찾거나 억지로 추측하는 노력이 필요치 않다. 내 존재의 양심으로 바로 이들을 보고 연결할 수 있다.”  

          헌법과 법률은 문장으로 표현되고 국가 기관에 의해 시행되지만, 도덕, 윤리, 관습, 종교는 양심으로 표현되고 양심으로 실천된다. 그래서, 국가나 단체는 법률, 명령, 규칙 등으로 양심의 표현이나 행동을 강제하거나 제한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 헌법도 ‘양심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국가나 단체는 도덕, 윤리, 종교 관습 위에 다른 이념이나 사상을 둔다는 뜻이다. 하지만, 하위법으로 헌법을 고치거나 위반할 수 없듯이, 인간의 이념이나 사상으로 신의 소리를 듣는 양심을 강제하거나 제한할 수 없다. 그렇게 하면, 그 이념이나 사상은 무효이다.  

          ‘양심 관한 표현 그리고 헌법이  자유를 보장하는 것으로 보아  존재를 부인할  없다. 그런데, ‘양심 여러 사전과 문헌을 통해 조사해 보면,  뜻이 여러 가지이다. 양심을 마음의  장소(place), 내적 소리(inner voice), 의식(sense), 본능(instinct), 감정(feeling), 인지 과정(cognitive process) 등으로 다양하게 정의하고 있다. 양심이 무엇인지에 관해서, 학문 분야, 종교, 관습, 신념에 따라  주장과 의견이 다르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이해하고 수긍할  있는 양심의  가지 특징과 기능을 설명해   있다.                

          양심은 옳고 그름, 참과 거짓, 선과 악을 분별하고, 판단하고, 행동하게 한다. 양심으로, 자신의 말과 행동의 옳고 그름을 분별하고, 자신의 잘못을 부끄럽게 여기고 뉘우치기도 한다. 또한, 양심으로 참된 것을 선택하고 거짓된 것을 물리친다. 이러한 양심의 기능으로, 개인은 인격과 존엄을 유지하며   있다(그림 참조).

바른 삶을 가리키는 나침판, 양심 http://www.korearoot.net/moral1/113.htm

          양심은 개인적 일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기능을 한다. 다르게 말하면, 양심은 자신에 대한 선악 간의 판단을 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한 사회와 그 구성원에 대한 선악 간의 판단을 하고 사회적인 행동을 한다. 영어 단어, ‘conscience(양심)’의 어원을 보면, ‘같이 알다’라는 뜻이 있다. 한 사회는 선과 악에 대한 인식과 판단을 연대하여 공유한다.  모든 전문가 단체나 집단은 일정한 윤리적 표준이나 윤리적 선언을 기초로 해서 운영된다. 의사, 변호사, 상담사와 같은 전문가들은 면허나 자격증을 받기 위해, 일정한 윤리 기준에 근거한 장기간의 교육과 실습을 거쳐야 한다. 일정한 윤리 기준이 없는 직종은 전문가 직종이 아니다.  

          이와 함께, 양심은 자율과 신용에 근거한 경제 활동을 가능하게 한다. 신용 거래, 수표, 후불 제도, 자율 체크아웃 등은 시민 양심에 근거한 경제 활동의 예이다(아마존고와 양심가게 참조). 자율과 신용에 의한 경제는 통제와 불신에 의한 경제보다 훨씬 효율적이며 간단하다.  

          이와 함께, 양심은 종교 생활을 가능하게 한다. 양심으로 신을 믿고, 양심으로 신앙 고백을 하며, 양심으로 모든 신앙 행위를 한다. 그래서, 양심과 신앙은 서로 분리되지 않으며, 양심의 자유와 신앙의 자유는 같이 보호된다. 마음을 밭으로 비유하면, 선한 양심은 좋은 밭이라 할 수 있으며 신앙생활의 바탕이 된다. 사도 바울과 베드로는 여러 번 양심을 언급하였고, 선한 양심, 깨끗한 양심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가톨릭 교회 제이 차 바티칸 공의회(1962~65)의 한 문서는 양심을 ‘하느님이 사람의 마음에 새겨놓은 한 법’으로 규정하면서 “양심의 소리는 선을 사랑하고 행하며, 악을 피할 것을 말해 준다.”라고 설명한다. 덧붙여, 이 문서는 “사람의 존엄은 이 법에 순종하는 데 달려 있고, 이에 따라 재판을 받게 된다.”라고 강조한다.  

          선한 양심은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을 돕고, 용감하게 선을 택하고 악을 물리치기도 한다. 하지만, 적절한 교육이 없으면, 양심은 무지에 머물 수 있고 나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양심은 형성되어야 하고, 도덕적 판단은 계발되어야 한다. 양심 교육은 어렸을 때부터 어린아이에게 도덕적 양심으로 깨닫게 되는 마음의 법을 인정하고 실천하도록 일깨워야 한다. 양심 교육은 덕을 가르치며, 인간의 약함과 잘못에서 생기는 공포, 이기심, 교만, 죄책감과 자기만족에 대한 충동 등에서 보호하거나 이를 치유해 준다(가톨릭 교리서). 잘 형성된 양심은 자신과 사회에 유익한 참된 선에 맞는 판단과 행동을 하게 한다.

              양심을 수식하는 말을 살펴보면, ‘선한 양심’, ‘깨끗한 양심’, ‘거짓 없는 양심’ 등이 있다. 잘 계발되고 형성된 양심은 선하고, 깨끗하고, 진실된 일을 하게 한다. 이에 반하는 양심은 악하고, 더럽고, 거짓된 일을 하게 한다. 그래서, 인성 교육, 사회생활, 신앙 교육의 가장 기본이 되는 대상은 양심이라 할 수 있다.  

이전 07화 탑(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