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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내 후배에게

by 나도 작가 Mar 22. 2025

어제의 여운은 지금도 내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마음이 잔잔하게 요동을 친다. 내가 잘 살고 있구나.. 참 행복했다.


30년 전, 내가 다니던 학교에... 아이는 내가 입었던 같은 모양새의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같은 교정을 새로 만난 친구들과 신나게 거닐고 있다. 아이가 내 후배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러고 보면, 본인이 가고 싶다고 신청한 학교이기도 하다. 졸업을 하고 바로 내 모교 교사로 있기도 했었고 결혼을 하면서 많은 게 달라지면서 학교를 그만두고 다른 학교로 옮기기도 했는데... 내가 그곳 교사였다면 자녀는 같이 다니지 못했을 것이다. 몇 십 년 만에 찾아간 모교에 많은 선생님들이 퇴직하고 안 계셨지만, 내 1학년 때 담임 선생님도 있으시고 몇 분이 나를 기억하며 저 멀리에서 "~~ 야!"하고 부르며 손을 덥석 잡고는 매우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순간 기분이 너무 좋아서 마음을 잘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집에 돌아와서까지 잔잔한 여운이 오래 남는다. 감사한 인연이고 그 자리에 그렇게 오래도록 계셔주셔서 얼마나 기쁘고 설렌 하루였는지 모른다.


아이는 학교에서 나의 흔적을 종종 찾는다. 나 역시 아이의 모습에서 학창 시절의 내 모습을 찾는다. 하루하루 학교의 일상을 나누다 보면 참 재밌다. 이번에 6대 1의 경쟁률로 반장이 되었다고 하는데, 교실에 가보니 자랑스럽게 반장 000 부반장 000 엄마에게 자랑한다고 써뒀단다. 


어제 학교운영위원회 위원들을 뽑는데, 시간적 여유만 있다면 신청해보고 싶었다. 휴직 시절에 참여해 본 적이 있었는데 나름 할 일거리도 생기고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는 학부모들끼리 친목도 도모되고 학생들을 위하여 할 수 있는 일들을 학부모 입장에서 의견을 제시하는데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만, 지금 와서 느끼는 것은 학부모들의 단순 대표가 아닌, 학부모들과 실제 소통하면서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위원들이 되길 바란다. 일반 학부모들이 학운위 대표가 누군지 학부모 회장이 누군지... 어떤 활동을 하는지도 모른 채 그들만이 학교일을 한다면 그것 역시 독단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 노력해주고 있으시겠지만 여러모로 궁금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내 아이가 자랑스러운 내 후배가 되었다.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되었는데, 다행히도 아이가 학교를 무척 좋아한다.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받을 학업적 스트레스가 있긴 할 텐데, 모든 고생은 더 나은 자신이 되기 위한 발판이 될 테니 스스로 혹은 친구들과 같이 잘 이겨낼 것이라 믿는다.


직장에서는 교사 역할을 가정에서는 엄마 역할을 때로는 아빠 역할까지 해내고 있는 나로서, 아이가 곁에서 긍정적인 가치관으로 사회에 한발 한발 내딛을 준비를 하며 성장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얼마나 뿌듯한지 모른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자랑스러운 내 후배가 한 집에 살고 있다는 것, 선생님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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