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계획은 8박 10일이었으나 비행기 결항으로 10박 12일 여행이 되었다. 당초 여행 계획은 스페인 6일, 포르투갈 2일이었으나 비행기 결항으로 스페인과 이스탄불 여행이 하루씩 추가되었다.
여행은 남편의 3형제 부부가 함께 갔다.
시댁 형제들 부부가 함께 여행을 가는 것이 독특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여행 일행 중 몇몇이 말하기를 형제 부부가 함께 여행한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며 우리 형제 부부를 부러워했다. 우리 시댁 형제들은 우애가 좋아서 평소에도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을 많이 사는 편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온 가족이 국내 여행도 여러 번 다녔다. 10여 년 전 가족(14명)이 중국 여행을 다녀온 후 형제 부부만 여행을 가기는 처음이다.
여행의 목적은 순수 관광이며 그동안 부모로서 고생한 스스로에 대한 위로였다.
코로나도 끝나고 집안의 막내까지 대학 입시를 마쳤기 때문에 모두 홀가분한 마음으로 여행을 갔다.
1년 전에 해외여행을 가자고 이야기를 나눴고 전체적인 여행 준비는 막내네가 맡기로 했다.
야무진 막내네는 부지런하고 책임감도 강하며 아는 것도 많아서 믿을 수 있다. 막내네는 여행지와 여행사, 상품 선정, 여행사와 의견 조율, 일정에 따른 관광지 정보, 형제들의 여러 의견 조율 등 관광 가이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여행을 하기로 결정을 했다면 장소 선정과 일정 조율이 맨 처음 이루어진다.
유럽 여행은 처음인 형님네, 서유럽만 다녀온 둘째네, 몇 번 유럽 여행을 다녀온 막내네 상황은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가보지 않은 곳을 찾다 보니 스페인(&포르투갈)이 여행지로 선정되었다.
일정은 연말 연초가 직장에서 조율하기 편하다는 의견과 크리스마스와 연말 연초를 해외에서 보내면 좋은 추억이 된다는 막내네 의견이 반영되었다. 물론 크리스마스와 연말 연초는 휴일이 많고 가톨릭 국가에서 관광지 방문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감수해야 했고, 숙소의 질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은 염두에 두어야 했다. 날씨는 지중해성 기후로 12월 평균 기온 최저 3도, 최고 16도에 이르니 우리나라보다는 따뜻한 편이어서 여행하기는 나쁘지 않았다.
여섯 명이 일정을 맞추어야 하는 여행이라 작은 혼동도 있었다.
두 달여 앞두고 형님네 직장에 일이 생겨 여행을 못 갈 수 있다며 취소하기도 했다. 여행을 가고 싶다는 형님의 열망이 성공하여 여행 취소를 다시 취소하는 일도 있었다. 시숙님은 이번 여행을 별로 가고 싶어 하지 않았다는 형님의 뒷이야기를 나중에 전해 듣기도 했다.
여행을 얼마 남겨놓지 않고 우리가 가려고 했던 상품이 승객 모집이 다 이루어지지 않아 다른 여행 상품으로 갈아타야 하는 일도 있었다.
우리 집의 전반적인 여행 준비는 내가 맡았다.
여행사에 입금(여행사 일정에 따라, 카드와 현금 모두 가능), 여권확인(여권만료기간, 최소 6개월 전 여권발급, 여행사에서 여권 사진 보내달라고 하기 전), 환전(1~2주 전, 환율변동보기, 금융권 이용에 따른 우대 확인), 준비물(날씨에 따른 옷차림, 상비약, 복용약 필수 등) 준비하기 등을 일정에 따라 진행했다. 준비물은 3년 전 서유럽 여행 때 메모에 저장해 둔 것으로 확인하니 손쉽게 점검할 수 있었다. 메모의 유용함을 새삼 느끼기도 했다.
남편은 여행전날 짐 싸는 것만으로 여행 준비를 마쳤다. 남편은 회사일이 바빠서 거의 준비를 하지 못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행을 가는 것만으로 다행일 정도였다. 통신사 로밍하기와 도시락(해외 통신용) 준비는 여행당일 공항에서 남편이 진행했다.
스페인 여행지에 대한 공부는 일주일 전부터 시작했다.
막내네가 보내준 자료와 여행사에서 보내준 정보를 보면서 관광지 공부를 조금 했다. 많은 정보를 알아보고 싶었으나 생각만큼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스페인의 역사, 음식, 경제, 정치, 주요 관광지 등을 찾아보고 인터넷도 뒤져보았다. 이전에 여행을 다닐 때는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갖고 가지는 않았다. 이번 여행은 여행을 다녀와서 여행기를 쓰려는 마음에 유튜브 영상까지 찾아보며 관광지 정보를 수집했다. 유튜브는 동영상과 설명으로 관광지 정보를 얻기에는 매우 유용했다. 그런데 감성적인 면에서 오히려 유튜브 정보가 방해되었다. 현지에서 감동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유튜브에서 보았던 모습을 현장에서 확인하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해야겠다. 첫 여행지 방문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책과 사진으로만 보고 동영상으로 보는 것은 자제하라고 말하고 싶다.
여행이란 아는 만큼 보이지만, 아는 것 없이 떠나도 좋다. 현지에서 여행 중에 얻는 정보가 더 많기도 하다.
‘어디 어디 가고 싶다.’ 혹은 ‘그 나라는 이런 것이 유명하다’ 정도의 정보만 갖고 있어도 충분히 즐거운 여행이 된다. 물론 여행을 다녀와서는 어디 어디 갔었는지 어떤 유물과 역사적인 의의가 있었는지 거의 대부분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곳에 갔었다는 기억만으로도 좋은 추억이 된다. 아무 생각 없고 특별한 정보 없이 다녀오기만 해도 좋은 것이 여행이다. 느낌만 가져도 좋은 것이 여행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해외여행을 하는 경우 패키지여행과 자유여행을 생각할 것이다.
나는 몇 번의 해외여행은 모두 패키지여행을 다녔다. 언어가 된다면 자유여행을 생각해 보겠지만 언어도 되지 않거니와 경제성과 효율성을 따진다면 패키지여행이 훨씬 좋다. 해외여행을 많이 하였거나 한 번 더 가보고 싶은 여행지라면 자유여행을 해도 좋겠다 생각을 하기는 한다.
패키지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편안한 마음으로 충분히 감동할 준비만 하고 떠나도 좋다. 여권과 돈이외에 아무 준비 없이 떠나도 괜찮다. 현지에서 가이드가 다 설명해 준다. 귀만 열려 있으면 된다. 버스만 타면 졸려서 흠이지만.
해외여행에서 인솔자의 지시에 잘 따르기만 한다면 패키지여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은 여행의 작고 사소한 이야깃거리에 불과 할 뿐이다. 소매치기를 조심하고 여권이나 돈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소매치기와 치안이 잘 되어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세계 제일이란다.
패키지로 떠나는 여행이라면 여행 전 여행사에서 전하는 알림 사항과 준비물을 꼼꼼히 챙기는 것도 잊지 말자. 출국 전 인솔자 연락처, 미팅장소, 필요한 준비물(어댑터, 수신기 사용 이어폰, 건전지, 기타 필수준비물) 등의 안내도 잘 확인해야 한다.
여행 상품, 날짜, 장소, 돈, 여권, 기타 준비물 등을 잘 챙겼다면 이제 여행을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