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를 만난 것은 세 번째다. 처음은 코로나19 초기 병원의 선별 진료소에서 일할 때였다. 코로나19에 대한 답을 찾고자 했지만, 책을 읽는 내내 오히려 불안감이 커지고 암울해져서 읽기를 중단했다.
두 번째는 코로나19가 1년 정도 지났을 때였다. 코로나19에 꽤 적응했을 때라 페스트의 상황과 코로나19 상황을 비교하면서 읽기 좋았다. 책의 1부와 2부는 조금 지루하고 어려워서 속도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3부가 지나면서부터는 완전 책에 몰입하게 되었다. 책의 많은 부분에 밑줄이 그어졌다. 특히 “재앙은 신이 인간에게 길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라며 불행을 겪어야 마땅하다”는 파눌누 신부의 주장과 “체념하고 페스트를 용인한다는 것은 미친 사람이나 눈먼 사람, 비겁한 사람의 태도다. 이를 거부하고 투쟁해야 한다.”는 의사 리유의 주장은 인상적이었다.
세 번째 만남은 최근 온라인에서 100명이 함께 하는 *독서 모임을 준비하기 위해서 읽기 시작했다. 코로나19 2년이 넘어가는 현시점에서는 더욱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 많았다. 두 번째까지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주요 등장인물의 재앙에 대한 태도와 자세뿐 아니라 한 줄 스쳐 지나가는 인물, 한 줄 스쳐 가듯 말하는 노인의 한마디도 눈에 들어왔다.
늙고 볼품없고 별 볼일 없던 그랑이 성실하게 자원봉사대로 활동하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고, 성탄절 날 거리의 진열장 앞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재앙에 절망하며 몸부림치며 무너져 내리던 그랑의 모습에 갑자기 눈물이 터지기도 했다. 자원봉사대 선봉에서 싸웠던 타루가 사소한 손 씻기와 예방주사, 혈청 주사를 맞지 않아 죽던 모습에서도 눈물이 쏟아졌다. 성인이 되고 싶었던 타루가 사소한 실수로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이 마음 아팠다. 요양차 떠난 의사 리유의 부인은 리유에게 소식이 전해지기 일주일 전에 사망하기도 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조차 지키지 못했던 사람들의 마음이란 어떤 것인지 헤아리고 남을 정도로 슬펐다.
페스트는 아무 죄도 짓지 않은 어린아이의 목숨을 앗아갔고, 파눌루 신부의 종교적 신념조차도 무너지게 만들었다. 취재차 오랑시에 온 신문기자 랑베르에게는 오도 가도 못하는 억류자 신세로 만들었다. 쫓기는 신세이며 연금생활자인 코타르에게는 페스트가 지속되길 바라지만 자신의 불안감을 감출 수는 없었고, 암거래로 돈을 버는 축구선수 곤잘레스도 페스트를 피해 갈 수 없었다. 평범한 엄마의 삶도 공포로 떨게 했다. 페스트는 사람들의 극히 개인적인 작고 사소한 자유와 욕망을 모두 앗아갔다.
귀양살이와 이별의 동의어라고 할 수 있는 책 속의 재앙을 우리는 현재 고스란히 겪고 있다. 그래서 《페스트》 책은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물음을 던져준다. 코로나19 대재앙 앞에 한 개인의 욕망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전체의 재앙 앞에 개인적 욕망이란 어떻게 지켜낼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나는 늙은 노인이 했던 말에서 지금 코로나19를 살아가는 해법을 찾아보려 한다.
“페스트란 게 대체 뭐겠어요? 살다 보면 생기는 일일 뿐이죠.”
*참고로 독서모임 후 여운이 더 오래가는 책입니다.
#128책친구 라는 독서모임을 이번달부터 시작했습니다. 한달에 두권 제대로 읽어보자고 시작한 모임입니다.
이번 독서모임은 100명 회원중 45명이 참여했습니다. 아침 6시반에서 7시반까지 이프랜드에서진행했습니다.
아침 독서모임입니다.
코로나19 어려운 시기를 우리는 모두 겪고 있습니다. <페스트> 책을 통해서 서로 위로와 격려 나누게 되었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책도 보시고 독서모임도 추천합니다.